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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나란 놈의 운명

by Far away from

잘 자고 일어난 아침

코피가 쏟아진다


왜 코피는 며칠 밤을 잠을 못 자고 지새울 때가 아닌

오랜만에 잘 자고 일어난 아침에 나는 것일까?


돌이켜보니

나의 운명이 이러하였다


일이 무척 잘 풀릴 때 의도치 않은 사고가 났고

평안한 날들의 연속일 때 힘든 일이 생기곤 하였다


좋은 일을 앞두고 사고가 났고

좋은 것을 얻기 위해선 대가를 치러야 했다


고맙게도 반대도 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힘들 때 칭찬을 듣곤 했고

잘한다 생각 못하고 맹목적으로 무언가를 할 때 성과가 나왔다


아이들과 위기의 순간에 최고의 정서적 교감을 나눌 수 있었고

아내와 위기를 겪은 후 견고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나란 놈의 운명이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 운명이 아닐까 한다


외로운 줄타기를 하며

마냥 좋은 것도 마냥 나쁜 것도 경계해가며


아주 좋은 날씨에 살얼음판을 사뿐 거리며 걷듯이..

좋은 것을 마냥 즐길 수도.. 나쁜 것에 마냥 빠져 살지도 않을 듯하다


할 수만 있다면 스스로 기꺼이 하고 싶다


좋은 순간에 나 자신을 가학 하여 힘들 수 있다면..

나쁜 순간에 좋은 감정을 끌어내어 위안 삼을 수 있다면..


하늘이시어 그것으로 될 수만 있다면..

나 아닌 다른 것들로 인해 내가 좌지 우지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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