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Jan 15. 2021
당신의 삶의 바람은
어디서 어느 바람을 타고 흘러와
나와 마주쳤을까?
여린 당신의 몸집과
구부정한 어깨
돌 틈에 피어난 것 같은 꽃줄기 같은 가녀린 다리가
허리를 타고 올라와 위태롭게 땅을 밟고 서있다
수줍은 듯 간혹 들리는 당신의 목소리
힘없이 응시하는 눈빛 모두
늦 봄 산기슭 진달래 향기를 품고 세지 않게 불어오는
봄바람을 닮아있고
가는 머리카락
정갈하지 않게 빗어 넘긴 짧은 머리는
초 봄 쑥을 캐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을 그리게 한다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 모를 우리의 마주침
너는 너의 일을 하고 있고
나는 나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이지만
현실세계에서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운명의 마주침
나는 나의 삶을 살고
너는 너의 삶을 살아갈 뿐이지만
터진 공기 사이로 섞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공간
삶의 바람은 그렇게 너와 나를 섞어 놓은 채
그 어떤 여지는 나에게 던져놓은 채 흘러간다
그저 이렇게 오후는 기울고
눈이 녹은 땅엔 기분 좋은 바람과..
이내 어색한 겨울비 흩날릴 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