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Aug 31. 2021
난 쉴 새 없이 그녀를 붙잡고 조잘거렸다
아침에 알람을 못 들어 지각할뻔한 이야기라든지 일 하다가 물을 쫄딱 맞아 옷이 다 젖어 감기 걸릴 뻔한 이야기 등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다
그런 나를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쳐다보던 그녀가 말했다
'내게 이제 그런 것들 따윈 아무 의미 없어.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고 비켜줄래? 너와 난 아무 관계도 아니니까.'
끝이란 이야기보다 더 끝 같은 느낌이 늦여름 공기를 얼려버리고 '끝'이란 단어의 의미를 생각한다.
죽음. 이별. 병..
온갖 부정적 단어들만 머릿속에 맴돈다
좋았던 것들조차 쓴웃음 지며 숙연하게 만드는
끝보다 더 끝 같은 것은
끝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무'로 돌려야 한다든 강박감
그러기엔 계절이 너무 많이 흘렀고
그 계절의 계단을 오르며
어느새 난 너무 많이 늙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