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Sep 15. 2021
가을이 무르익어간다
하늘이 높고 푸르러 무엇을 해도 좋은 계절이다
새로운 계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익숙해진 계절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더불어 많이 익숙해진 너의 많은 모습들과도 이별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너의 다른 모습들을 수용해 왔으며
그 모습들을 모두 사랑해왔다
단지 사춘기 너는
좀 더 많이 변할 것이며
커다란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임에 있어
보다 화와 짜증, 혼자만의 것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것
알고 있다
살아가다가 수많은 가을을 맞이했다
언제는 은행잎 색깔이 무척 고왔고
어떨 때는 과실들이 많이 맺혀 풍요로웠고
때론 가을장마와 태풍이 불어 높고 푸른 하늘을 많이 누리지 못하기도 했고
미세먼지에 외출을 못하는 날이 많기도 했다
하지만 내게 가을은
좋다.
그렇게 너도 내게
좋다.
좋은 기억만 있어서 좋은 것도 아니고
갈등이 없어서 좋은 것도 아니다
과실이 무르익음에 있어 벌레도 생기고
햇볕을 많이 봐서 타기도 하지만
그래서 싫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는 그냥 자유롭게 너답게
자라면 그만이다
때론 뻔히 보이는 거짓말과
때론 말도 안 되는 핑계들로 가득하지만
바르게 자라는 과정에서의 흔들림이란 것
알고 있다
아비 닮아 크게 어긋나 자랄 수 없다는 것
안타깝게 수용하고 있다
바람이 불면 흔들려라
눈이 오면 눈 밑에 숨어 울거라
천둥이 치면 크게 소리쳐라
너의 흔들림 포용할 많은 것 있으니
맘껏 뛰고 행하라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
사춘기 나의 아들아
표현이 적어지더라도 이해해다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