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Sep 23. 2021
별을 올려다보는 것
나다
잔뜩 취해 길을 걷는 것
나다
나이 든 몸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것
나다
현실의 괴로움을 이런저런 위안들로 삭히며
가을밤 귀뚜라미 소리로 꽉 막힌 속 쓸어내리는 것도
소화되지 않는 것들 소화시키려 애를 쓰며
애써 몸을 비틀어 과장되게 걷고 있는 모습도
빛마저 바랜 채 손님 잃어 쓸쓸한 느낌인 간판을 쳐다보며
이런저런 옛 추억들 생각하고 지워버리는 것도
나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리 영광스럽지 않았고
대단할 것 없었던 지난날이지만
내겐 대단했고 굉장했던 시간들
내가 낳은 사람과
내가 만든 결과물들이 있지만
결국 나는 나 하나뿐
그 누구도 나인채 살아갈 순 없다
별빛이 흐려진다
이내 구름에 가려진다
별은 다시 나올 테지만
내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짧고
게다가 눈물에 가리어져
그 빛을 밝게 쳐다볼 수 없다
속이 좋지 않아 잔뜩 토하고 난 내게
맑은 눈동자의 소녀가 쳐다보며 손을 내민다
그 소녀는 어린 왕자이고, 말괄량이 삐삐이며, 미츠하시에 손오공이다.
때론 방법도 모른 채 미련하게 맨손으로 고기를 잡던
측은하고 불쌍한 내 어린 시절 나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