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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 away from
Apr 04. 2022
어렸을 때부터 나는
거울을 보지 않았다
의식적으로 보지 않는 것조차
의식하지 않으려고
그저 외면하곤 했던 거울
하지만 자식이 생긴 지금은
거울을 보는 것을 외면할 수가 없다
어렸을 때 거울엔
못난 내 모습만 비추었는데..
부당한 대우와
온갖 차별과
세상에 억압당해 헐떡거리는 내 모습 따윈
그저 시간이 지나면 아무도 기억 못 할 일이라 생각하며
외면했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흘러
가장이 되고 난 후 나의 거울 속엔
허탈하게도 내 아들 딸의 모습이 비친다
나처럼 외면하며 시간을 보내라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의 아들 딸이
어린 시절의 나처럼
스스로를 억압하며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이기적인 권력과 차별을 착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거울을 깨도
잔상처럼 보이는 양갈래 머리의 딸은
착한 눈빛으로 날 보고
착한 눈매를 하고 잠이 들며
착한 눈빛으로 꿈속에 나와 나와 뛰어논다
무표정하게 거울을 바라본다
이제야.. 거울을 본다
외면하려 해도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