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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Jul 14. 2022

비에는 규정지어진 많은 이름들이 있다

솜털처럼 가볍게 내리는 이슬비

잠깐 내리고 멈추는 소나기

크고 굵은 빗줄기가 거세게 내리는 장대비 등등..


많은 비들 중에서 거세게 내리는 비를 좋아한다

예를 들어 장대비나 소나기..


그 비는 나를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게 한다


비가 들이쳐 신발과 옷이 젖기 시작하면

더 이상 젖지 않으려 웅덩이를 피하고 우산을 낮게 받혀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저항할 수 없이 거세게 내려 옷이 젖을 때는

이내 포기하게 되고

포기하게 되면 전에 보이지 않던 다른 것들이 보이게 된다


사람은 자신이 모든 상황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감도 생기지만 불안감도 커진다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면 어쩌지..’

‘지금까지의 잘 풀렸던 모든 상황이 운인 게 밝혀지면 어떡하지..’


하지만 거센 비와 같이 저항할 수 없는 힘을 만나게 되면 마음이 편해지게 되고

오히려 자신감도 생긴다

교만과 자만에서 벗어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겸손함


불안 없는 자신감은 편하다

나는 나를 처음 절대자와 교감하게 했던 거센 비 냄새..

그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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