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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Jul 22. 2022

산의 구름은 낮고 빠르다

계곡 물소리의 응원을 받으며

더 힘차게 흘러가는 듯하다


구름의 움직임을 따라

주변 풀들의 초록이 변해간다

때문에 그 빛이 지루하지 않다


먹구름이 순식간에 쪽빛 하늘을 가리고

작은 빗방울을 떨어뜨린다


물은 삶의 원천인데

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피하려 하거나 막으려 한다

아이러니하다


구름의 움직임을

내게 빗대어 본다


깊은 자연 속에서의 수일..

구름을 벗하고, 나무를 벗하였지만

가끔은 사람이 그립다


이 변덕은 구름과 같아서

사람을 만나며 조금 시간이 지나면

또 자연을 그리워할 테지


비운다는 건 새로운 걸 채우기 위함이다

그 욕심에서 비롯되어

원하는 것을 채우다 보면

또 비워내야 하고..

또 채우고 싶다


구름도 비워지고 차기를 반복하는데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내 많은 것들이 불만족스럽고

내 많은 것들이 때론 자랑스럽지만


자연의 일부로써의 나는

무척 자연스럽다


구름이 넓게 공간을 비워

산등성이에 너른 햇볕을 드리우고

그 빛을 차츰 지워 햇볕을 지운다


구름으로 지워지는 햇볕은

어린 시절 자주 봐왔던 풍경

그때의 난 그토록 많은 시간 동안 밖에서 무얼 했을까?


구름이 만든 생각은

구름으로 인해 지워지며


또다시 구름처럼 흘러가며

구름처럼 흩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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