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이곳은 외딴섬이었나 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아무것도 못하던 내가

무언가를 하며 살아가는 이곳


아프고 다쳤지만

또 금방 치료하고 살아내야만 했던 곳


살기가 쉽지 않았지만

미지의 죽음을 맞이하기에 용기가 없어

살다 보니 바다도 보이고 구름도 보여 절망을 잠시 잊으며 살 수 있었던 곳


이곳은 외딴섬이었나 보다

의사도 없고 판사도 없는 이곳에서

아픔조차 치유받지 못하고

정의조차 주장하지 못한 채

의사이자 판사인 채로 가끔 철학자의 모습이기도 했어야만 했다

살기 위해서 잊었고

살기 위해 모든 능력을 버렸고

살기 위해 주장하기를 포기했다

삶이 뭔지..

이토록 강한 동기부여가 돼야만 했던 삶이 뭔지


이곳은 낯선 선이었나 보다

외딴섬의 모든 것이 신기했던 때를 지나

섬의 모든 것이 무기력해져 버린

작고 연약한 섬이었나 보다


그 속에서 난 삶을 갈구하는 한 마리 갈매기였나 보다

먹이활동을 하고

날아다니고

새끼를 낳고

또 먹이활동을 하는

가끔은 철학자이기도 했던 한 마리 갈매기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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