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맘

by Far away from

가끔 들리는 엄마 목소리

식탁을 닦는데 물티슈를 여러 장 쓴다던지

변기 물 내릴 때 두세 번 내릴 때면

양심의 가책과 함께

평생을 알뜰하게 사신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몸도 마음도 멀어져 버린 지금

들리는 엄마 목소리는 쓸쓸하고 힘이 없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더라도

결국 내 맘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

이제는 야위어진 몸처럼 가늘어진 엄마 목소리


하나 내어주고

두 개 내어주고

다 내어주고 나서 껍데기만 동동 떠오른다는 우렁이처럼

끊임없이 내어줘야 하는 속죄의 시간


죄를 이어받는 것처럼

점점 힘이 없어진 말과 행동으로

우린 또 아이들을 대하겠지


멀어져 가는 엄마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무심한 듯 애달픈 시간이

힘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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