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들리는 엄마 목소리
식탁을 닦는데 물티슈를 여러 장 쓴다던지
변기 물 내릴 때 두세 번 내릴 때면
양심의 가책과 함께
평생을 알뜰하게 사신 엄마 목소리가 들린다
몸도 마음도 멀어져 버린 지금
들리는 엄마 목소리는 쓸쓸하고 힘이 없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더라도
결국 내 맘대로 하는 경우가 많은
이제는 야위어진 몸처럼 가늘어진 엄마 목소리
하나 내어주고
두 개 내어주고
다 내어주고 나서 껍데기만 동동 떠오른다는 우렁이처럼
끊임없이 내어줘야 하는 속죄의 시간
죄를 이어받는 것처럼
점점 힘이 없어진 말과 행동으로
우린 또 아이들을 대하겠지
멀어져 가는 엄마 목소리를 뒤로 한 채
무심한 듯 애달픈 시간이
힘없이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