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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Jul 23. 2023

비 오는 밖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빗속을 유유히 비껴 불어왔을

바람을 피부로 맞는다


피부에 닿고 또 비껴가 어디론가 흘러갈 바람이기에

안녕? 하고  안녕! 해야겠지만

피부로 깊숙이 스몄는지

이내 청량한 피부의 느낌이 머릿속으로 파고든다


참 대단했었다

내리는 비도

내리는 비를 맞고 무언가를 행하는 나도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의 나를 더 대단하다 말하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말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평가와 시선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가질까?

좁은 지구 먹구름 밑 작은 땅에서 촉촉이 내리는 비는

우주에 있어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닐까?


나는 우주

내 안의 세계에서

작은 비가 내리기도 하고

마른날 땅이 쩍쩍 갈라지기도 하고

어두운 밤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건 자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고 있느냐는 것

그런 내게 절대적인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


비 오는 창밖을 다시 쳐다본다

비가 그치는 것이 먼저일지

내가 밖을 보지 않는 것이 먼저일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시간은 지나고

날씨는 변할 것이다


나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평생을 보내는 내 몸과 마음가짐도 항상 같을 순 없다


어떤 과거를 그리워하고 아름답게 생각하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고 용기를 주고

또 가고 싶고 행하고 싶고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결국은 나 자신


비는 땅을 타고 흘러가고

바람은 공기를 타고 흘러간다


그들이 결국 어디로 가는지

내가 결국 어디로 갈지

그 끝은 예상은 되지만 보이지 않고 볼 수 없는 것


누군가 계속 쓸모를 물어봤을

몇 그루의 나무와

어디서 나고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를 매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풀들과

달팽이 개미 따위들과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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