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밖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빗속을 유유히 비껴 불어왔을
바람을 피부로 맞는다
피부에 닿고 또 비껴가 어디론가 흘러갈 바람이기에
안녕? 하고 또 안녕! 해야겠지만
피부로 깊숙이 스몄는지
이내 청량한 피부의 느낌이 머릿속으로 파고든다
참 대단했었다
내리는 비도
내리는 비를 맞고 무언가를 행하는 나도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의 나를 더 대단하다 말하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말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평가와 시선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 가치를 가질까?
좁은 지구 먹구름 밑 작은 땅에서 촉촉이 내리는 비는
우주에 있어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닐까?
나는 우주
내 안의 세계에서
작은 비가 내리기도 하고
마른날 땅이 쩍쩍 갈라지기도 하고
어두운 밤하늘에 별똥별이 떨어지기도 한다
중요한 건 나 자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고 있느냐는 것
그런 내게 절대적인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
비 오는 창밖을 다시 쳐다본다
비가 그치는 것이 먼저일지
내가 밖을 보지 않는 것이 먼저일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시간은 지나고
날씨는 변할 것이다
나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평생을 보내는 내 몸과 마음가짐도 항상 같을 순 없다
어떤 과거를 그리워하고 아름답게 생각하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고 용기를 주고
또 가고 싶고 행하고 싶고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결국은 나 자신
비는 땅을 타고 흘러가고
바람은 공기를 타고 흘러간다
그들이 결국 어디로 가는지
내가 결국 어디로 갈지
그 끝은 예상은 되지만 보이지 않고 볼 수 없는 것
누군가 계속 쓸모를 물어봤을
몇 그루의 나무와
어디서 나고 어디로 사라지는지 모를 매년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풀들과
달팽이 개미 따위들과
그리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