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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Sep 13. 2023

길을 걷는다

비가 온다

듬성듬성 갈라진 땅에

비가 스민다


때로는 흙길

때로는 이가 빠진 아스팔트길

들쭉날쭉 보도블록 사이에도

비가 스민다


비가 약이라면

땅은 치료될 것이다


얇게 파인 상처와

깊게 파인 상처에

골고루 비가 스미어

서서히 나을 것이다


비 냄새를 맡으며

내 맘속 마른땅에도

비가 스미길 바란다


거칠고 고르지 못한 땅처럼

이제는 왜 이렇게 되어버린지도 모를

들쭉날쭉한 내 마음속에도

비가 스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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