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r away from Sep 17. 2023

나뭇잎

완연한 가을

하늘배경의 나뭇잎을 올려다보니

성한 잎이 하나도 없다


갉아먹히고 구멍 나고

상처 나고 색이 바래진 나뭇잎들

그조차도 누렇게 생이 다해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건강한 나무와 잎들

가까이 보면 상처투성이


어떤 시인의 말처럼

오래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다가 아닌

오래 보고 자세히 보면

아프다.


이렇게 올해 잎 털어내고 나면

내년엔 또 새 잎이 날 테지


희망일까? 절망일까?

나무는 사람처럼

나이 들며 같은 생을 반복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