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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Sep 24. 2023

가을

가을.

낮에는 환하게 감싸 안아 주다가

밤이 되면 쓸쓸해져 느리게 걷게 한다


한여름 빠른 템포의 모든 생명들에게

생각해라.. 느껴라.. 고민하라며

무심히 툭 하고 마른 낙엽 하나를 던져준다


같은 초록이지만 같지 않고

같은 햇살이지만 똑같지 않다


내 웃음과 표정과

얼굴과 손짓과 발짓 하나하나도

같지 않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감상에 빠지는 시간은

내가 살아있는 시간


숨이 멈췄던 내게

가을이 입을 맞추며 인공호흡을 한다


아마

나의 첫사랑이었을까?

가을.. 그리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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