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ar away from Oct 26. 2023

장대

가끔 무척 오래된 과거의 기억이지만

매우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들이 있다.

내겐 '장대'가 그렇다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다니던 어린 시절

(막내인 나는 짐꾼으로, 심부름꾼으로 엄마를 따라다니곤 했다)

생선가게에서 엄마가 낯설게 생긴 생선 이름을 묻는다

"이 생선은 뭐예요?"

"장대예요~"


'장대.. 장대?

거꾸로 하면 대장이네? 키득키득'

혼자 상상하며 웃었던 기억이 난다


왜 그 기억이 이렇게 오래 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때의 공기, 나의 자아와 분위기, 엄마와 장사꾼의 말투

무척이나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그때를 생각하면 다양한 감정이 든다.

과거에 대한 동경, 시간이 많이 흘러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

그때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

하지만 사람이란 현재의 고통을 가장 크게 느끼기 때문에 그때의 많은 부분에 대한 부러움? 비슷한 감정이 든다


내가 나 자신에게 부러움을 느낀다는 것에 대해 의아하기도 하지만.. 부러움은 반드시 타인을 향해있지는 않은 것 같다.


아장자장 쫄래쫄래 엄마를 따라다녔을 그때의 나..

난 수십 년 동안 무엇을 하며 어디를 걸으며 어떤 성장을 한 것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여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