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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지 않은 대단함

by Far away from

작은 길고양이 한 마리가 지나간다

적어도

내가 왔는지 갔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는 직장사람보다는

훨씬 예민하게 날 살피고 있는 게 보인다


밥은 먹었는지

춥진 않은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보살핌은 많이 받았는지..


생명이 태어남과 자라남에 있어 겪었을

수많은 대단함들이 생각나면서

그 작은 존재가 위대해 보였다


세상은 그렇다

단언컨대 대단한 것들의 연속일 텐데

그리 대단하지 않은 듯 살아간다


같은 꽃을 보더라도

찬란한 새로운 세상을 보듯 감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수롭지 않은 돌이나 흙을 보듯 하는 사람도 있다


하루를 살면서

수많은 벅차오름을 느끼다가도

싸늘한 현실에 차갑게 굳어버리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좋은 것을 받길 원한다

좋은 느낌을 주는 존재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큰돈을 마주했을 때

누군가는 가녀린 생명을 돌봐주면서

좋은 기분을 받곤 한다


대단한 것들 속에서

대단하지 않게 사는 우리는


또 새로운 대단함을 좇아

새로운 대수롭지 않음을 좇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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