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궤도

by Far away from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불완전한 마찰음과 흔들림이 있다.

그렇게 지면에서 떠올라 정상궤도로 올라갈 때까지 귀의 먹먹함과 불안정한 대기상황의 영향을 받는다.

그렇게 한참이나 떠오르고 난 후에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나면 안정감이 찾아온다.


비행기도 잘 못 타는 '나'이지만 굳이 비행기를 예를 드는 것은 삶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새로운 변화와 적응해야 할 것들 앞에서 사람은 그동안의 모든 루틴과 봐왔던 것들, 자연스럽게 해 왔던 것들을 잊는다.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여 적응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옆의 소중한 사람들과 내가 챙겨 왔던 것들 챙겨야 할 것들조차 챙기지 못하고, 해왔던 취미들조차 뒷전이다.


그런 시간에는 마치 산소가 모자란 공간에 놓은 사람처럼 간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산소를 찾는다. 그 산소란 어려울 때 나를 돌봐줬던 사람. 예를 들면 부모나 배우자..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 해왔던 습관이나 어려울 때 했던 루틴, 살아가기 위해 간절하게 행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갈 땐 생각조차 나지 않았던 것들이 생각난다.


비행기가 수시로 이륙과 착륙을 반복하듯이 사람도 한결같이 생활할 수 없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변화는 불가피하고, 그 변화를 수용하다 보면 삶의 궤도는 수시로 변한다.


변화에 강한 사람들은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지만 변화에 약한 나와 같은 사람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괴롭고 힘들다. 사람들의 작은 행동과 표정조차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그렇기 때문에 충격도 클 수 있고, 감사함도 클 수 있다. 감사한 것은 진짜 감사하고, 힘든 것은 진짜 힘들다.


나는 나로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가끔 놀랍다. 너는 너로 어떻게 이 긴 세월을 살았니?


나의 변화에 따른 궤도도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정상궤도로 진입하는 시점에 봄도 찾아오고 있다. 따뜻해지는 공기가 감사하다. 나는 더 잘해나갈 것이고 더 따뜻한 사람이 될 것이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여행이 늘 그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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