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 책을 읽으면서 기분 좋아지는 한 가지가 있다..
생성과 소멸, 삶의 원리를 좀 더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생명체.. 그 안에 감성과 개성, 각자의 유니크한 사랑들이 녹아있는 사람의 소멸에 대해서 담담하게 이야기할 방법을 찾지 못했었다.
하지만 거시적인 관점과 천문학적인 관점을 보태면, 나의 슬픔을 배제한 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저 별도 언젠가는 소멸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언젠가는 없어져. 게다가 내가 사라질 순간에 나뿐만이 아닌 수많은 강아지, 소, 곤충들, 물고기, 그리고 사람들조차 사라질 거야. 결국 네가 보는 소멸에 대한 슬픔은 나와의 관계 때문에 말미암은 것이지, 거시적으로 봤을 때 하나의 자연현상에 불과해. 자연의 큰 원칙 안에서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했고, 수많은 자유를 누렸고, 너와 마음껏 추억을 공유하며 사랑했으니 아쉬움은 없어. 훗날 지구가 소멸할 때에도 수많은 생명이나 자연과 함께 소멸할 것이니, 하나의 결과가 끝이라고 인정하기 싫은 순간들이 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하나의 과정인 거야.'
나 같은 감성적인 사람에게 담담함과 포슬포슬한 무기질적인 느낌은 반드시 필요하다.
언젠가는 나의 탄생과 어린날의 기억. 각종 트라우마와 아픔. 그 안의 추억과 슬픔 기쁨, 내 기억 속의 바래진 사진첩 속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