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입원한 병원.
몇날 며칠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를 시간들을 보내다가 찾아온 나의 엄마.
나의 전화를 받고 걱정이 되어 밥도 제대로 못드시고 김치랑 멸치조림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다. 아마도 그 걱정속에는.. 다친 손자에 대한 걱정과, 그 옆에서 놀라고 제대로 먹지 못해 몸 상했을 아들에 대한 걱정이 함께 포함되어 있겠지.
나의 아들 민재가 조금 먹기 시작하여..
엄마가 싸오신 밤을 파내어 조금이라도 더 먹여보려고 집중하며 먹이고 있는 나의 식판위에..
우리 엄마는 내가 좋아하는 겉절이 김치를 연신 밥숫가락에 올려 놓으신다.
자식..
자식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평생을 굴레와 책임속에 보증아닌 보증을 서고..
잘된것 못된것 모두 품에 안고 오직 그들의 행복만을 바라는..
외기러기 인생속의 보물이겠지.
외기러기는 대부분 쓸쓸하지만..
그 마음속에 자식이란 존재가 건강하게 반짝반짝 살아있다면..
절대 쓸쓸한 감정 들지 않는..
불쌍한 짐승이겠지.
민재는 이제 잘 먹기 시작하는데..
다른 오만가지 맛있는것들보다
엄마가 싸오신 멸치랑 삶은 밤을 더 잘 먹는다.
아마도..
그 어떤 오만가지 맛있다는 음식은..
마음으로 만든 음식 맛을 앞지를 수는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