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독백

by Far away from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을 받았으나 천대받는존재


사랑니의 운명은 썩기전에 문제가 생겨 뽑히던가

썩고나서 뽑히던가.. 보통 둘중의 하나


그치만 나의 사랑니는

10년이 넘게 문제가 생기지도, 썩지도 않았다


치과에서 말하길

'문제가 생기면 큰 병원 가서 뽑아야해요. 위험한 위치에 있거든요.'


위험한 위치..

그치만 나의 사랑니는

10년이 넘게 문제가 생기지도.. 썩지도 않았다


내가 사랑니를 알고 있고

사랑니가 나를 알고있고..

서로를 알기 때문에 오히려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그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 10년동안

멀쩡하리라 생각했던 나의 8개의 치아가 썩었다.


이해관계.

멀쩡한 이가썩는동안 치아와 세균간의 세력다툼이 시작된다.

멀쩡한 이는 멀쩡함에 자유를 느끼고.

썩는 이는 썩음에 자유를 느낀다.


세간의 흔한 이야기들처럼

썩은이는 자유를 박탈당하고

하얗고 천사같은 이가 자유를 쟁취한다.


하지만 어둠이 완벽히 승리할때가 있으니

바로 존재의 소멸.

그 끝은 어둠의 승리.

완벽히 썩거나 완벽히 타버리는 시간은

우리가 수많은 어둠에 맞서 투쟁한 시간들에 비해서 너무 짧고 갑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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