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6 cy
낄낄이: 네가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이니?
냥냥이: 누군가가 내게 꿈이나 취미, 특기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야.
낄낄이: 왜 그렇지?
냥냥이: 너무나도 뻔하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할때 애써 생각해야 했던 그것들이.. 이젠 생각조차 하지 않고 단지 외웠던 수학 문제의 답을 되돌려 떠올리듯 손쉽게 되뇌이고 있거든. 그럴때면 난 내가 마치 60이 넘은 노인이 된 기분이야..
낄낄이: 네가 가장 힘든것은 무엇이니?
냥냥이: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고 행동할수 없는 현실이야.
낄낄이: 무슨말이니?
냥냥이: 좋은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고.. 나쁜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고.. 모순덩어리인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좋은 일이 있던 나쁜일이 있던 좋게 생각하려고 노력을 하게 되었어. 그러다
보니 좋은것도. 나쁜것도. 존경할만한 사람도. 가치있는것들도 판단하지 못한채. 시류에 휩쓸리고 분위기에 휩쓸리고..나 자신이 사라지는것같아. 마치 만화속 투명인간이 되어버
리는 것처럼. 이렇게 나를 잃어버리는게 너무 힘들어..
낄낄이: 네가 가장 하고 싶은것은 무엇이니?
냥냥이: 내 내면의 고민.. 의혹.. 나의 모든 두려움의 찌꺼기들.. 나를 주눅들게 만드는 모든일을 떨쳐버리고 본연의 나를 찾고 싶어.. 내가 정말 원하는것을 자부심을 가지고 해 나가고 싶어..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30이라는 내 나이에 부끄럽지 않게 숫자 이상의 깊이를 가지는 사람이고 싶어.. 누군가 나로인해 감동을 받을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어..
낄낄이: 많이 힘들어 보이네~ 나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어.
냥냥이: 뭐니?
낄낄이: 난 낄낄이야. 낄낄이로써 세상의 한 부분을 살아가고 있지. 하지만 가끔은 나의 몸뚱이가 차지하는 공간조차 내게 과분한 것처럼 숨이막히고 온몸이 조여오는 순간이 있어..
냥냥이: 어떤 순간이지?
낄낄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간곡히 말하는데 마치 강도가 높은 콘크리트 벽에 부딪혀 돌아오듯 강하게 부딪혀 오는 순간이야..
냥냥이: 어쩌면 상대방도 너처럼 자신의 의견을 이해해달라고 말하는 것일수도 있잖아?
낄낄이: 그렇지..
냥냥이: 그러면 네 말과 행동에는 모순이 있는것이 아닐까?
낄낄이: 그렇지 모순이 있지.. 하지만 내가 어리광을 부릴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 세상 모든사람들의 모습들을 그대로 인정할수밖에 없는, 융통성 없는 내가 부리고싶은 이정도의 어리광을 받아줄수도 있는게 아닐까?
냥냥이: 상대방도 똑같을수도 있잖아. 세상 모든 것들에 주눅들고 지치고 힘들어서 너에게 애정을 갈구하는 것일수도 있잖아.
낄낄이: 응 그렇지. 하지만 내게 모든 상황에서 어리광을 부리진 않아. 그친구가 알지 못하는 10가지를 양보하고 있어. 내가 정말 머리가 깨지도록 아프고 두려운 순간은 10가지를 내주고
단 한가지.. 나의 입장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단 한순간이야. 이 순간조차 자꾸 내쳐진다면. 난 더 말수가 줄어들고. 나의 모든것을 공유할수 없어질꺼야.. 원하지 않는 벽이 생기는 것이겠지..
냥냥이: 참 어려워.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낄낄이: 그렇지. 하지만 이런 정신적인 고통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훗날 받게될 신체적인 고통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가지게 될 정신적인 고통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닐꺼야.
냥냥이: 음.. 예를들어 부모님이 아프게 된다던가.. 그런거 말하는 것이니?
낄낄이: 응 맞아. 우리는 우리를 지금의 모습까지 있게 해준 그들에게 경의를 표할 필요가 있어. 그들이 건강할때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지.
냥냥이: 우리에게도 계획이 있고. 삶은 고되고 힘들고. 사회에서도 동료들과 친구들사이에서도..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강요할텐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것들을 챙겨나갈수 있지?
낄낄이: 응. 그렇기 때문에 삶은 고통과 통증이 깊어지는 아이러니한 놀이인것 같아.
냥냥이: 우리는 이런 세상에서 무엇을 할수있을까? 현명하게 말이지..
낄낄이: 단지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살수밖에 없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우리의 권리보다 의무가 더 많아질것이라는 사실이야.
냥냥이: 난 가끔 과거로 도피하고 싶어..
낄낄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과거를 그리워하게 되어있어.. 하지만 과거를 그리면 그릴수록 현실의 소중한 순간은 가속을 붙여가며 달리고 있지.. 은하철도999 처럼.. 우리는 일정 시간만을 현실에서 보낸채. 미래로 자꾸자꾸 발길을 띠어야 하는거야..
냥냥이: 어렸을때 우리가 봤던 정체되어 보이고 답답해 보이는 그 어른들처럼..
낄낄이: 그래 맞아. 우리가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인지.. 아니면 하늘이 만들어놓은 숙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들과 비슷하게 변해가겠지..
냥냥이: 난 아직 나의 꿈조차 알지 못해.. 위축되어 사는 날들이 하루.. 이틀 지날수록 난 더더.. 날 잊어가는 것 같아.
낄낄이: 그래. 냥냥이 너와 같은 성격이라면 그럴꺼야. 점점더.. 새로운 것을 하기가 힘들어질꺼야.
냥냥이: 응.. 낯선길을 찾아다니는것을 좋아했어. 하지만 오늘은 낯선길을 걷는데도. 방금전에 있었던 공간이 익숙해서 그 공간을 찾아 가서 한동안 멈춰있었어.
낄낄이: 두려움.. 이라는 것이겠지..
냥냥이: 어쩌면 두려운 상황이나 행동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 내 안에 두려움이란 놈이 개구장이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고 있나봐.. 점점 더 커져가는 모습으로..
낄낄이: 응.. 관계에 대한 두려움. 세월에 대한 두려움. 소중한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두려움. 변화해야 한다는 두려움. 현실에 해야 하는것들에 대한 두려움.. 과거보다 낫아야 한다는 두려움 등등.. 두려움의 종류와 형태는 점점 다양하고 커져가는 것 같아.
냥냥이: 너도 그렇구나..
낄낄이: 그렇지...
냥냥이: 잠을 잘때도 두려움이 있어.
낄낄이: 힘내 냥냥아. 그 두려움들을 극복하고 항상 웃는 얼굴만을 보여주신 우리 부모님이 있잖아..
냥냥이: 그렇지.. 그분들.. 힘이 되는 그분들..
낄낄이: 지금 네가 가진것들..그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하고 아끼는 것도 네가 해야 하는 큰 의무중 하나야. 하지만 그 의무는 행복한 의무지.. 왜냐면 그들을 자주 생각하고 접하면 할수록. 행복에너지가 솟아나고 두려움들이 극복되거든. 그들과 너의 반려자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냥냥이: 그렇지. 항상 가까이 있는 나의 반려자에게 미안해. 그 친구는 내게 큰 믿음을 단 한번도 깬적이 없는 가족이외의 단 한명의 친구야. 너무 믿기 때문에 소홀하고 더 큰 믿음을 강요 하나봐.
낄낄이: 그렇구나.
냥냥이: 네가 말했듯이 멀리있는 가족에 대한 향수에 취해 내 반려자에게 소홀했다는 생각도 들어.
낄낄이: 양쪽다에게 잘해야해. 한쪽에 치우침으로 인해서 다른 한쪽이 불행으로 빠진다면 양쪽다 온전히 지키기 힘들어질꺼야.
냥냥이: 응. 근데 그게 참 힘들어.
낄낄이: 시간이 해결해줄꺼야. 적어도 너의 믿음을 져버린 적이 없다는 것은 최고의 희망이며. 최고의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냥냥이: 응 그렇지.. 아무튼 내 몸은 너무 지쳤어. 작은 스트레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낄낄이: 우리가 정말 행복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해.
냥냥이: 나 자신을 효율적으로 다룰수 있는 방법을 알아야 해.
낄낄이: 우리에게 초딩같은 의무가 하나씩 주어진것 같네?
냥냥이: 그런가?하하. 과거에 숙제를 해놓지 못해서.. 더 유치한 과제들이 자꾸 주어지나봐.. 우리는 왜이렇게 어리석을까?
낄낄이: 하지만 이런 어리석은 과제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것이 우리에겐 희망적이지 않을까?
냥냥이: 그래.. 그럴수도 있겠다.. 고마워 낄낄아.
낄낄이: 뭘.. 다음에 좀더 얘기 나누자꾸나. 잘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