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모습으로
내게 불어온다
이야기는 모두 지나간 이야기
아니.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창백한 얼굴로 낯선 바다를 지나
에메랄드 빛 그곳에 서있다.
보지도 못한 색깔로 가득한 돌이
세월의 나이테를 품은채 우뚝 솟아있는 그 곳에
서있는 나는 나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다
바람은 쉼없이 나무를 흔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지만
수많은 잎사귀들은
추억을 가득 채워 붉어진 모습으로
가을이 되면 바람에게 안녕을 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