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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기도

by Far away from

부모님이 생각나는 계기는 여러가지가 있다.


무척 힘들거나 외로울때.

그분들께 기대어 마냥 어리광 부리던 어린시절이 생각날때.

행복하고 즐거울때.

그리고 가끔. 아니. 많이..

그냥..

그냥...


더운 여름철이 되거나.. 추운 겨울철이 되면

부모님을 떠나보냈다는 비보를 많이 듣게 된다.

공포나 두려움으로 인해 생기는 간절함

현실에서 무언가를 당장 해야할 것만 같은 절박함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에 전화기를 들면

무척이나 포근하고 평화로워 나른한 기분마저 드는 부모님의 목소리..

그리고 이내 날 걱정하시는 문장과 단어..


멀리 있어 살피지도 못하고 아무런 도움도 되어드리지 못하는 자식이 뭐가 걱정된다고..

'너의 시름 아픔 고통 등 모난 감정 내가 다 가져갈께'라는 말투와 울림으로 정말이지 내 시름과 고통 걱정을 다 가져가시는 그런 존재.


가슴속 심연속의 나

누군가를 향해 찰나의 순간이라도 온전한 마음일 수 있다면

기도해 본다.

그리고 조각난 내 마음을 주섬주섬 간절히 모아

그 나른한 들판에 내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싶다.


사랑해

사랑해요.

이렇게 아무것도 필요없다 말씀하시는 당신이..

시간이 지나면서 필요한게 점점 많아질 거라는걸 잘 알면서도

애써 잊으며 현실을 살아야 하는 내 자신에 대한 못마땅함으로..


항상 아픈데 없다고 말하시는 당신이..

내가 가장 아팠던 순간보다 더 아플때가 많고, 더 많아지리라는걸 잘 알면서도

괜찮다 그 말에 괜찮겠지 생각하며 전화를 끊어버리는 내 자신에 대한 죄책감으로..


무릎꿇고 통곡하면서 얘기할 수 밖에 없지만.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엄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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