がんばれ A.Y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시기를 보낸다.
각 시기별로 느끼는 감정이나 위기감이 다 다르지만 어떤 시기에 겪든 상관없이 현실에서 겪는 감정은 모두 간절하고 절박하다.
자신이 고유하게 느끼는 현실에 대해 과연 나 아닌 타인이 얼만큼의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허무하지만, 한가지. 도움이 되기 위해서 '나'에 대해 말하고, '너' 에대해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의 학창시절. 돌아보면 아름다운 기억들이 더 많이 남아 젊고 향긋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곤 한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다는걸 알기에 적극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지, 누군가 진정으로 '돌아갈수 있게 해줄테니 이야기 해봐. 돌아가고 싶니?'라고 물었을때는 고민이 많아진다.
생존하기 위해서 조바심 내며 나 자신을 억압하고 절제해야 했던 어린시절.
단체 생활이라는 명목 하에 원하든 원치 않든 친구와 선생님의 호감을 얻으며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는 '국민 기초교육'이란 명목하에 단 하나의 예외도 두지 않는다.
'학교'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억압되기도 하지만, 때론 자유롭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누릴수 있는 자유의 한계를 정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억압과 자유가 공존하는 그 곳은 손쉽게 '잔인한 공간'으로 변모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엉성한 틀 안에서 한 개인으로써 흔들리지 않을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내하고 자신을 억압하며 맞지 않는 틀에 맞추려는 자와 맞추려다 실패하는 자만 있을뿐..
자아가 형성되고 여러가지 의견을 제시하고 싶지만, 내 모습과 의견이 몇몇에 의해 매도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집단에서 도태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버리고 마는.. 다시 그 집단으로 편입되기 위해 자기의 형상을 버리고 뭉그러뜨려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를 쫓게 된다.
그 보이지 않지만 정해진 틀 안에서 학교의 제도나 가족의 관심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야생의 피비린내 나는 삶만이 존재한다.
'도망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다.
희망이라면 보이지 않는 미래. 더 늙어질 미래가 오히려 희망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속에서 지구상의 한 힘없는 생명체는 힘겹게 오늘을 살아낸다. 마치 바닷가로 힘없이 기어가다가 포식자들에게 수도없이 잡아먹히는 어린 거북이처럼.. 힘겹게 힘겹게 꽉 끼어버리는 교복을 입고 하루를 살아간다.
신문속의 영화 광고. 19금.
그래.. 저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쯤이면.. 달라져 있겠지. 난 좀 더 자유롭겠지..
자유라는 단어의 의미조차 모르던 시절. 그 단어가 주는 막연한 해소감이 좋아 동경하게 되고, 잠시 숨을 쉬다 다시 바다로 잠수하는 해녀나 해수부처럼 다시 '현실'속에 잠수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정답과 해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를 풀며 살아가는 시간은 인생의 1퍼센트도 되지 않고, 답이 없이 막연한 안개속을 걷는 시간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교과서에는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의 신체적,정서적 특성들에 대해 기술하고 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방황들에 대해선 길을 제시하지 못한다.
'난 여기서 왜 이렇게 살아야해?
질문하곤 하지만 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착한 사람은 못되게 살라 강요하고 깨끗한 사람에게 더럽게 살라 강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살아야 하지?'
라고 끊임없이 고민했던 시절. 친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강하지 못했던 나는 결핍이 심했지만 건강한 친구들도 나에 비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그 모습이 상대적으로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의 '본질'에 대해 고민했다.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런 상태.
사전적 의미로 쉽게 표현되는 행복이란놈은 실제로 그리 쉽지 않다. 그리고 얻어진다 하더라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삶의 경험이 누적되면 누적될수록 행복에의 기대감보다 불행에의 불안감이 더 커진다.
결국 나 자신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의 즐거움은 얕은 즐거움일 뿐.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제도의 그릇에도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넣을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했다.
유리병에 넣을수도 있고 플라스틱 용기에도. 넓은 대접에 넣더라도 본질이 바뀌지 않는 물처럼. 나는 물로써 어디에 있던 용기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고 나 자신이 물임을 항상 자각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열심히 해야 했고, 열심히 하며 즐거워하는 내 모습에 친구들도 행복해 했던 것 같다.
남들보다 잘하고 으시댈수 있는 것을 하며 거드름 피우는 행복보다는 어둠속에서 혼자만의 노트에 글을 끄적이다 찢어버리더라도 내가 좋아하는것. 현재 내가 필요하다 생각되는 것을 하는것을 하는게 좀 더 행복에 맞닿아 있는게 아닐까? 세상은 어차피 무척이나 냉정한 논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내가 나 자신에 집중하고 소중하게 여겨주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
넌 매력있어.
넌 웃는게 예뻐.
넌 잘하는게 참 많아.
널 보면 다가가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네가 하는 말은 왠지 모르게 중요한 느낌이 들어.
네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항상 궁금해.
그리고 세상엔 나보다 더 너를 좋아할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널 행복한 기분으로 안내해 줄 많은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어. 현재의 아픔과 시련은 훗날 그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데 있어 꼭 필요한 밑거름이 될꺼야. 혼자임을 즐겨. 즐기다보면 새로운 인연이 찾아올꺼고. 함께 있음을 즐기다보면 또 혼자인 순간이 찾아올꺼야. 돌고 도는건 누구나 매한가지인데. 누구는 과거를 동경하고, 누구는 현재를 즐기며 살아. 외쳐볼래?
난 그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해.
무엇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로 인해서가 아니라.
나는 나로써. 항상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