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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r away from Mar 18. 2018

하얀색과 빨간색

머리를 감을때마다 머리카락이 떨어진다.

흰머리가 많아져 이제 흰머리도 떨어질 법도 한데 검은 머리만 떨어진다.

왜 그럴까?


거울을 유심히 들여다 본다.

이제 머리가 반백이 되었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검은머리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검은 머릿속의 흰머리가 유독 자극적으로 보여 조금씩 늘어남에 따라 희망을 포기하고 '많이 늙었다' 생각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전에도 비슷한 기억이 있다.

작은 수술 후 출혈이 났을때..

하얀색 욕실 타일 위에 하릴없이 뚝뚝 떨어지는 빨간 피를 보고 나는 순간 죽음을 생각했다.


이렇게 출혈이 몇분만 나도 난 죽고 말꺼야..


하지만 몇분동안 출혈이 이어졌지만 죽지 않았다.


흰색과 빨간색은 자극적이다.

아니, 검은 머릿속의 흰색과 살색 피부속의 빨간색은 자극적이다.


오늘도 내 머릿속에서 흰머리는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고.. 내 피부속의 피는 붉은 선홍빛으로 힘차게 흐르고 있다.


그 사실들에서 하나 공통적인 것은. 난 아직 젊다는 것.


아직도 바뀔 검은머리가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과, 몸 속에 흐르는 빨간 피가 가득 하다는 것..


삶도 젊음도 희망도..

포기하는 순간 사막속 오아시스 처럼 그 끝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난 아직 끝을 보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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