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시원해 기분 좋은 밤
비염으로 고생하던 봄날 밤
비가 내린다.
나 아프지 말라고
하루라도 편히 숨 쉬라고
빗소리는 어렸을 적 소리와 무척 닮아있지만
내가 아이였던 시절 활짝 열었던 창문이
나의 아이들 감기 걸릴까 봐 굳게 닫혀있다
내가 아프지 않은 시간..
아이들도 아프지 말기를..
높은 아파트 옥상에서부터 모였을 빗물이
베란다 배관을 타고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숨소리마저 조용한 밤.
지구가 탄생하던 아주 먼 옛날에도 비는 왔겠지?
오늘 밤..
아주 오래되어 무척 지혜로운 그 아이의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편히 잠들 수 있을 것만 같은 고요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