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분신

국토종주에 대한 고찰

by Far away from

아들과 함께 하는 국토종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파송송 계란탁'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였다. 그 전에도 대학교때 기차타고 전국을 도는 등 그런류의 여행에 대한 관심은 많이 있었지만 아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크나큰 매력을 느낀 것은 영화를 통해서였다.


영화에선 아픈 아들과 걸어서 국토종주를 했지만 우리의 종주는 자전거로 시작되었다.


아들은 아직 어리고 장비도 좋지 않아 속도를 빨리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받는 좋은 감정들이 훨씬 많아 다그치려 하지 않는다.


천천히 가다보면 대한민국 국토의 맨살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대부분 다듬어지고 도시화된 것들이 대부분인데, 국토 곳곳을 느리게 가다보면 산업화의 손길이 거치지 않고, 아주 오래전의 비효율들이 즐비한 많은 풍경들이 보인다. 그것들을 보며 아들과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며 진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어떤지. 대한민국의 각 지역의 사계절은 어떤 모습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해 보고 느끼고 싶다.


어찌보면 내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크게 보이는 성과보다 내부적 고찰에 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끊임없이 느끼고, 끊임없이 보고 갈구 하는것. 아직 찬란한 지구의 환경과 가치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야 말로 지구별에 태어난 생명체로써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들의 대부분은 국토를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각자의 성향에 따라 빠르게 성취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삼는 사람, 사람들과 어울려 취미활동을 하는 것에 목표를 두는 사람 등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나의 자전거는 투어링 자전거이다. 느리게 갈수록 얻어지는 것들이 더 많은 투어링..


저 낡은 기와지붕집 속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팔에 문신을 한 저 청소부 아저씨의 삶은 어떻게 흘러왔을까?


느리게 가면 자전거 길에 잔뜩 경계하며 앞다리를 올리고 서있는 사마귀를 밟지 않을수도 있다.


뾰족뾰족한 돌을 피해가며 펑크를 예방할 수도 있다.


과정이 결과인 나의 삶에 투어링 성향의 국토종주는 정답과도 같은 행위이다.


가자.

호기롭지 않게.

급하지 않게.

느리지만 행복하게.

떠나보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단한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