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를 모르던 어린시절
난 그냥 하루를 사는것에 그치지 않았다
좋은 일도 있었고
괴로운 일도 있었고
그 일들에 몰입하여 하루하루는 흘러갔다.
세월이 흘러
흐름에 떠밀려
원래 알던 이와
새로 알게 된 이들 사이에 끼어
마치 산의 중턱에 올라 위를 올려보고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때
난 이미 이 걸음을 멈출수도, 더 빨리 나아갈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모님의 얼굴에 깊이 패인 주름살을 보며..
정정하셨던 외할머니의 고독하고 가녀린 춤사위를 보며..
외면한다고 외면해지지 않는 삶의 흐름의 법칙을 깨달으며
내 작고 여린 힘으로 그 무엇도 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한때는 모든것을 바꾸리라 호기로웠던
모든것이 내 마음대로 되리라 호언장담하며 맡았던 가을공기에서 이제는 더이상..
같은 향이 나질 않는다.
시간은 하릴없이 흘러가고..
한때를 풍미하다 각기 어디론가 흩어져버리는 풀벌레들처럼
시간은 우리에게 내몰려 가야 할 길을 안내하겠지..
걸어보자.
나아가보자.
발길에 닿는 그 무엇이라도. 느껴보자.
행여 걷는 거리에 나와 같은 나그네 만나면
반갑다 손잡고 옛얘기에 흠뻑 취해보자..
그리고 먹고 마시고 소리치며..
저 별까지 내 목소리 닿으리라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