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8
3일 연휴 캠핑 후에 마지막 휴일은 출근을 하고자 했으나 와이프가 새벽 6시에 침대 옆에서 속삭인다.
'작이 오늘 출근 안하면 안돼? 민재가 전부터 동물 보고 싶다고 했는데.. 더 크면 동물보고싶단 얘기도 안할텐데 오늘 날씨도 좋다는데 가면 안될까?'
민재 얘기만 나오면 언제나 마음이 흔들린다. 밀린 일은 제껴두고 '콜'을 외친다.
날씨좋은 주말은 언제나 추억이 고프다.
서둘러 일어나 좋은 생각이 사라지기 전 승연이 브런치글을 남기고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도착한 시간은 10시반 남짓? 차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한 때이다. 주차를 하고 코끼리 열차표를 끊어서 고고씽!
사람이 적당히 있는 관계로 산책하기에 너무 좋다. 처음 우릴 맞이하는 홍학을 보고.. 기린을 보고.. 오늘은 돌고래 제돌이 설명회를 보기로 하고 11시 반에 맞춰 돌고래 설명회장으로 이동한다. 인상깊은 돌고래의 모습(예전엔 입장료도 있고 줄도 길었던걸로 기억나는데 사람도 적당한데다가 무려 공짜이다.)을 보면서 민재도 눈을 떼지 못한다.
돌고래의 이동속도와 점프능력은 정말 압권이었다.
약 15분간의 공연을 보고 난 후 돗자리를 깔고 포장해온 고봉민 김밥을 먹는다. 잠깐 누워보려 하지만 실패. 민재의 로봇이 되어 조정당하는 놀이를 하며 화장실까지 다녀온다.(그치만 행복행복)
다시 산책하며 곰도 보고 호랑이도 보고.. 늑대를 보며 계속 '아우~~아우~~' 아직도 '아우~'소리가 귓속에 왱왱 거린다..
아프리카관, 동양관, 서양관 등등 전에 잘 보지 않았던 실내관들도 정독하듯이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식물원과 전시장까지 둘러본다.
민재가 세세한것들에도 관심이 많아져서 설명해주며 같이 다니는게 너무 재미있다.
실은 나도 깊게 고찰하며 다니는 스타일이 아닌데 민재가 질문할 것에 대비하여 좀더 고찰하거나 알아보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적어도 박물관같은데 세부 설명들을 더 자세히 보게 되었다.)
10시반에 와서 다섯시 반까지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간다.. 민재가 차안에서 잠들고 싶어해서 옛날얘기(민셔랑 엄마괴물얘기. 중국사람얘기 터닝메카드 얘기 등등..) 백만개 해주고 하나로에서 과일좀 사서 집에 도착.
치킨 몇조각 먹고 레드썬 되신 민재.. 간만에 자유시간인데 치킨과 같이 먹은 맥주가 올라와서인지.. 나도 쇼파에서 잠이든다..
깨어보니 1시.. EBS에선 '엄마없는 하늘아래'라는 영화가 쓸쓸히 나오고 있었고, 난 무언가를 해볼까 하는 마음을 가져보지만 피곤한 월요일을 맞이할 것이 두려워 불을 끄고 민재 옆 침대 옆에 눕는다.
잘자고 있는 민재,민셔,그리고 아내..
벅찰정도로 분주하게 보낸 주말에 피곤한 느낌이 기분좋은 뻐근함으로 웃음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