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있는 이 순간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마치 의식주처럼 나에게 항상 따라다니는 감정이었다.
형제와 부모, 그리고 친구들이 있었지만 나 자신의 본연의 외로움은 항상 충족이 되지 않았고, 마치 낯선 세상에서 외롭게 혼자 투쟁하고 있는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 나의 가치관과 내면의식을 상대방에게 납득이나 설득시키기가 힘들었고, 부모나 형, 누나는 내게 너무 절대자적인 느낌으로 군림하여 본연의 나는 잘 수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마치 알에서 깨어 나와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 것처럼 환희스러웠고, 나의 모든 행동 말투 몸짓과 가치관의 원재료가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치 훌륭한 음식이 되어 되돌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모두 이런 식으로 독립이 시작되겠지. 부모가 잘 못해서도 아니다. 형제가 무척 못돼서도 아니다. 커 가면서 자신의 세계관이 강해지고 그것을 온전히 받아주고 동질감을 느껴주는 '짝'이 필요한 것이다.
그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식을 갖게 되었다.
자식은 나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고스란히 스며들 수 있는 스펀지이며 백지상태의 도화지이다.
그들로 인해서 자신의 세계관은 더욱 강해지고, 강해져야만 하는 필요성을 느끼고, 더 나아가 진정한 색깔 있는 하나의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
흔히들 행복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한다.
행복이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현재에 충실하라.
등등..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지금 이 순간..
쌓여왔던 그 모든 지식과 철학의 공식을 적용해 보며 확신이 드는 단 한 가지는
'지금 나는 행복의 핵 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햇살과 바람이 넘나드는 해운대 앞바다
그곳에 너와 내가 있다.
각기 다른 곳을 보고 있어도 괜찮아
너와 난 영혼의 끈이 있으니
너와 내가 맞잡은 두 손
웃으며 대화하는 너와 내가 함께 가는 길엔
갈매기도 미소 짓고
바다도 행복에 겨워 춤을 춘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수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너를 힘들게 하는 많은 것들이 있었을 테지만..
괜찮아.
평화로운 공기 속에서 숨 쉴 수 있는
지금 너와 나 함께 있는 이 순간이 있으니
과거 현재와 미래 속에
어쩌면 우린 잠시 함께 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괜찮아.
이미 넌 내게 모든 것을 주었으니
나도 모든 것을 주면 될 뿐..
너의 모든 것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래?
네가 안전하고 건강하기만 해 준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해 줄게.
아빠의 약속.
사랑해.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