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르쳐 줄 것이다.
요즘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르쳐 줄 것이다'라는 시집을 읽고 있다.
김용택 시인이 자신의 삶을 바꾼 시를 엄선해서 올린 책인데 그 책 안에도 역시 어린아이들에 대한 내용들이 많이 나와있다.
우리는 성인이 되고 많은 성취를 하면서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게 되지만 결국 더 시간이 지나면 그것의 한계나 무의미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실패나 자숙의 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부모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만함은 겸손함이 되어 세상 그 어떤 것도 쉬이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특히 사람이 흔히 잘 못 생각할 수 있는 존재가 '자식'이다.
자신에 의해 만들어졌고, 자신보다 힘이 약하고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약점을 이용하여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기 쉽다. 아이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에 대한 타인의 억압력이 약하다고 생각함으로 인해 쉽게 혼내거나 훈육하기 쉽다.
아이들은 확실히 아직 어려서는 미숙하고 감정에 솔직하여 부모의 감정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규칙과 규범을 잘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끊임없이 가르치고 이야기해야 하며 안전하게 생활하게 하기 위해서 많은 관심과 손길이 가야 한다.
하지만 아이에게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더 몰입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매력이나 보람이 돌아온다. 아이들은 순수한 모습으로 한 가지 주제에 몰입해 어떤 일이나 상황의 본연의 의미와 가치를 내게 가르쳐주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아이를 어른의 스승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리라. 작고 약하지만 그 어떤 존재보다 귀하고 소중하게 다뤄야 한다. 억지로가 아니라.. 그들의 눈과 마음을 마주하고 살아간다면 결코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르쳐 줄 것이다. 나의 삶은 육아로 인해 꽃 피우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살듯 육아로 돌아보는 나 자신은 확실히 혼자 살 때보다 많은 것들을 보다 깊게 생각하게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너로 인해 깨닫게 되고, 차분히 돌아보는 나의 삶은 너로 인해 안정되어 간다. 혼자 살았으면 뜬구름 잡듯이 보고 지나쳤을 책의 그 제목이 아빠라는 이름으로 감히 어느 정도 해석되는 바가 있다.
민재와 힐 스파에 도착한다. 쿠팡으로 예약해 놓은 힐 스파 티켓은 원래 가격 12000원짜리가 9300원으로 무척 싸다.(찜질방 포함)
저녁 무렵에 힐 스파에 오는 것은 처음인데 아침에 올 때보단 사람이 많다. 민재와 뜨거운 물 차가운 물을 오가며 장난치며 놀다가 노천탕에도 들어가 본다. 천정에서 나오는 폭포를 틀며 장난치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1시간쯤 사우나하며 놀다가 찜질방에 가기로 하고 장소를 이동한다. 4층에서 3층을 내려가니 찜질방에도 사람이 많다. 커플 단위로 온 사람이 많은 것 같았다. 뒤늦게 오는 사람도 많은 걸 보니 밤을 새울 생각으로 온 사람도 꽤 많은 것 같았다. 계란 6개와 초코칩 쿠키, 식혜 한통을 먹어치우고 나는 바닥에 누워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다. 옆에서 민재는 내 핸드폰을 보며 숨을 죽이며 게임을 한다. 덕분에(?) 나는 꿀잠을 자고.. 거의 한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밖을 보니 어느새 해가 져있다.
찜질방에서 이렇게 꿀잠을 자기는 처음이라.. 잠시 멍 때리다가 민재와 함께 밖으로 나간다. 맑은 하늘엔 초승달에 떠있고, 쌀쌀해진 공기는 다행히 미세먼지를 몰아낸 듯 상쾌하다. 민재와 해운대 바닷가 길로 걸으며 많은 얘기를 한다. 이야기 중 많은 부분이 게임 이야기이지만 이런 이야기로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것도 난 기쁘다. 물론 민재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눈이 나빠지거나 삶의 균형이 깨진다면 그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지만, 게임을 다양하게 하는 것이 그리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은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 무척이나 피곤하고 힘들 텐데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다. 정말 많이 컸다는 것을 깨닫고 이제는 친구처럼 의지되는 바도 많고 함께 하면 힘든 것보다 즐거움의 수치가 훨씬 높아져 가는 것 같다. 이렇게 교감하다 보면 우리만의 유니크한 부자관계가 형성되지 않을까? 자식에게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 정도 기대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해운대 바닷가에선 각양각색의 폭죽놀이가 한창이다. 민재에게 나의 어린 시절 폭죽놀이에 대해 또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보니 우리가 잘 토요코인 해운대 2 호텔에 다다른다.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조금 있으니 8시.. 더 있다가는 잠들 것 같아 잠들기 전에 밥을 먹기로 하고 나간다. 민재의 두 눈은 피곤에 지쳐 충혈되어 걷기 힘들어한다. 해운대 시장 초입 부분에서 치킨을 시켜 숙소에서 먹기로 하고 치킨이 나오는 동안 그 근처를 구경한다. 일전에 불쇼를 봤던 공연거리 주변에서 또 비슷한 형식의 불쇼가 하고 있다. 민재는 이런 공연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끝날 때까지 공연을 보고 민재가 돈을 내고 싶다 해서 천 원짜리 두장을 준다.(만 원짜리가 없었기 때문에 ㅠㅠ)
해운대 시장 초입에서 우리의 단골 액세서리 가게에서 부엉이 열쇠고리 두 개를 산다.
치킨을 찾아서 숙소에 들어가서 먹는다. 먹다가 민재는 무척 피곤한지 이불속에 들어간다. 잠시 후 잠에 빠진 민재.. 피곤한 하루였지. 푹 잤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한참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피부 속 깊이 새기고 싶은 행복한 현재. 너와 나의 부산여행은 ING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