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 집 앞 사거리에 소방차와 경찰차 엠블런스가 여러 대 왔었더랬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퇴근길인 데다가 주변 통제까지 하고 있어서 무슨 상황인지 알지 못했다.
그 앞은 떠들썩하고 당장 세상이 어떻게 될 것처럼 북적였는데.. 한 블록 지나 집 앞 주차장에 다다르니 절속처럼 조용하다.
낯익은 경험이다.
내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 안의 세계가 뒤흔들리는 경험을 하는 순간에도 날 보는 의사, 견인차, 경찰관과 소방관 모두 평온하게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중일뿐이었고, 내 사랑하는 지인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 하늘에도 다다를 듯 곡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에도 옆집 아주머니는 흘긋 보고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시는 중이었다.
아마도..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다른 행성은 평온할 것이고, 태양계가 없어져도 우주는 평온할 것이다.
세상 만물의 이치라 해야 할까..
그 이치 속에서 별것 아닌 '나'란 존재는 수로 셈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나게 많은 내적 갈등을 겪으며 가슴속에 수많은 '여지'들이 흔들린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게 없는 세상 속에서 나의 하루는 무엇으로 채워야 의미가 있을까?
아직도 '의미'라는 '의미 없는 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 37살 나의 청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