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분신

언제나 새로운 봄날을 기다린다

아이들의 동요. 인생의 노래

by Far away from

'내가 처음 유치원에 들어왔을 때에는

나는 아주 어리고 모르는 것 많았네

이젠 한 살 더 먹어서 몸도 많이 자라고

생각들도 자라서 형님반에 간다네


블록놀이 소꿉놀이 정말 재미있었지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았지

이젠 형님 반이 되어 서로 헤어지지만

밝은 웃음 지으며 안녕한다네'




민재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형님반에 간다네'라는 동요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는 몇 달 전.

육아에 지쳐 방에 널브러져 있을 때 민재가 내 머리채를 잡아끌어도 내가 움직이지 않자 내 옆에 누워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살포시 잠이 들려고 할 때 꿈인 듯 생시인 듯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처음 유치원에 들어왔을 때에는... 나는 아직 어리고 모르는 것 많았네'


유독 민재가 부르는 노래가 너무너무 좋았던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그 노랫소리가 너무 행복했고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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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털을 가진 강아지가 내 마음속에서 털을 비벼대듯 좋은 느낌으로 집중하며 들었다.


기분 좋은 듯 슬픈 가사.. 왜 난 동요에서 마음이 동요될까?


들으면 들을수록 인생과 비슷하단 생각이다.


나날이 성숙하고 일 년 일 년 묵은 것들과 이별하고.. 과거의 추억은 추억으로 아름답게 간직하며 밝게 이별하며 새로운 것들을 맞이하는..


내가 37년간 배운 인생의 모든 것이 저 노래 한곡에 다 담겨있다.


하지만 그 안에 쓸쓸함, 안타까움과 잡고 싶은 간절함이 있어 듣는 내내 마음이 꿈틀거린다.


사랑하는 내 새끼 민재가 부르고 있는 저 노래는 날 깨어있게, 살아있게 한다.


'민재야.. 올해 봄이 오면 우리 뭐하고 놀까?

새롭게 맞이하고 이별하는 모든 상황들을 우리 오래도록 함께하자..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너의 어린 시절 모습을 기억할 수 있고, 너와 이별할 날이 다른 관계보다 더 긴 '아빠'라는 존재라서 너무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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