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슬픈 자화상
얼마 전까지 '터닝 메카드'라는 만화를 즐겨보았다.
민재가 좋아하여 보게 되었지만 여느 때처럼 빠져들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라는 동기부여 때문에 상승효과는 있었겠지만 나름대로의 콘셉트와 매력이 없다면 어른인 나를 쉽게 사로잡을 순 없었을 텐데, 참 대단한 만화라 생각한다.
하지만 마지막회를 아쉬운 마음으로 보고 난 후 지금까지 딱히 나와 민재를 빠져들게 할만한 것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
물론 적당히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서 보는 것쯤은 어렵지 않겠지만 그러고 싶진 않은 마음이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각자 나름대로 빠져있는 것들이 있다. 드라마에 빠지든지, 미드에 빠지든지, 만화, 게임 등등.. 사람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들은 주변에 즐비하다.
무언가에 몰입하고 싶다가도 쉽게 몰입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무언가에 빠진 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
항상 의심해야 하고, 긍정적인 면 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먼저 봐야 당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은 나이가 들면서 쌓이는 경험적 지식에서 비롯된 산물이다.
그렇게 닳고 닳은 어른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는 건 전쟁터에서 총칼 없이 적국의 무장 군인을 무장해제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일 같다.
반대로 그런 사람에게 보편적인 큰 감동을 준다는 건 세상에서 흥행할 수 있는 매우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닳고 닳은 어른보다 아이들을 상대로 한 미디어에 더 큰 여지와 흥행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유아 미디어 쪽으로 많은 인재들이 몰리는 이유일 것이다.
덕분에 터닝 메카드 같은 단순하지만 양질의 만화로부터 난 감동과 재미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 받았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감동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슴속에 잊히지 않는 책이나, 영화나, 기타 미디어나 추억 등을 갖고 싶어 한다.
각자 많은 그것들에 대한 기억들로 가슴속이 차 있겠지만, 아직도 우리의 넓은 가슴속에는 많은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은 또 어떤 감동으로 마음을 채워볼까?
슬픔일까? 기쁨일까?
가급적 좋은 것들이 저절로 다가와 내게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요즘 나의 그런 감동의 창구는 대부분 민재를 통해서 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식이란, 참으로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존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