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0 cy
'그곳에 가면 좋은 생각이 나.
아마.. 과거의 나의 행동과 모습들이 공기처럼 흐르고 있어서 날 좀 더 편하게 숨 쉴 수 있게 하기 때문일 거야.'
그곳의 햇볕은 마냥 멈춘 듯이 느슨함과 따사로움을 선물한다.
하지만 K는 알고 있다. 그 위험한 적막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우울증은 아니야..
삶의 회의감 따위는 더더욱 아니야..
하지만 기쁜 일이 있어도 행복한 일이 있어도..
괜히 쓸쓸해지는 기분이야..'
봄이 오고.. 가고.. 여름이 온다.
예년과 다름없이 활기찬 계절이지만.
난 많은 것들을 얻고 생활에도 안정감을 찾았지만.
그 안정감에 긴장감을 느낀다.
'K 넌 병이야. 왜 그렇게 모든 것에 불안해하니?
있는 그대로 살아.
네가 걱정하는 만큼 세상 모든 것이 빨리 변하진 않아..'
나와 너 사이..
새로 만나는 사이..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고..
어제까지 몰랐던 사람도..
오늘은 아는 사람..
서로의 이해관계에 의해 만나고..
그들이 각자 누릴 수 있는 최선을 누리기 위해..
서로의 사이를 재고. 시험하고..
정신적인 허비와 낭비 속에..
혹은 그런 허비에 대한 강요 속에..
하루는 또 피곤하게 흘러가고..
오늘도 어김없이 정직할 그런 것들을 갈구하며..
그런 것들에 편안해하며..
또 잠이 들겠지.
'내가 깨달은 삶이란..
비우고 덜어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새로운 난관들을..
기존의 지혜와 나의 사람들과 함께 의지하며. 힘이 되며
서로에게 징검다리가 되어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는 거야.
삶이란 일순간도 방심할 수 없기 때문에..
순탄하게 흘러가는 촌각의 모든 것들이 바른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그 누군가의 은덕과 많은 이들의 지혜와 하늘의 감사함이 조화되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난 왜 또..
다수의 무지한 사람들 틈에서..
처음부터 또다시 시작하려는 걸까?
내가 얻은 것들을 잊은 듯 행동하면..
정말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맑은 눈빛을 가지고 있던 슈퍼 할아버지는..
이젠 그 누군가의 인기척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잠이 들어있고..
그 잠의 깊이를 시험이라도 하려는 양.
고양이는 슈퍼 밖의 과자봉지를 연신 할퀴어댄다.
허름한 기와지붕은 당장 떨어져
그런 고양이를 덮칠 듯 흔들리며..
그런 기왓장을 부추기듯이.
초여름 굵은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하늘엔 맑은 쪽빛 하늘이 엄마젖을 찾는 아기처럼..
검은 먹구름 사이에서 애타게 고개를 내밀고 있고..
그런 쪽빛 하늘의 사정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검은 먹구름은 쪽빛 하늘을 겹겹이 에워싼다.
누군가의 메아리야
울려 퍼져 할아버지의 단잠 깨워주렴..
그 할아버지에게 소년 시절 알싸한 기억 전해주어..
고양이와 함께 춤을 추게 해주렴..
춤추는 그들에게..
에메랄드빛 맑은 빗물로..
물방울 아롱진 무대 만들어
추억의 노랫가락 한곡 뽑아보게끄럼..
그 노래 모든 이의 가슴 촉촉하게 적시게끄럼..
우리 모두를 그런 사이가 되게끄럼..
그렇게
해주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