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잠든 새벽
샤워를 하며 거북이 장난감을 쳐다본다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 않지만
난 그것을 보며 생각에 빠지고
웃고 우울해하며 또 한참을 허무해하기도 한다
거북이 장난감은
그냥 플라스틱 장난감이었을 뿐이지만
아주 귀여운 느낌을 주었고,
그 느낌은 나에게 무언가를 계속 말하게 하였다
이내 며칠 뒤
내 오랜 벗과 그 장난감의 느낌을 함께 이야기하였다
귀엽다는 감정의 공유부터..
처음 얻게 된 과정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약간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던
그 거북이 장난감이 이내 반짝반짝 좀 더 생명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거북이 장난감 옆에는
비슷한 느낌의 문어 장난감이
마치 거북이 장난감의 외로움을 달래주려는 듯이
무심하게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