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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시

거북이 장난감

by Far away from

모두 잠든 새벽

샤워를 하며 거북이 장난감을 쳐다본다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 않지만

난 그것을 보며 생각에 빠지고

웃고 우울해하며 또 한참을 허무해하기도 한다


거북이 장난감은

그냥 플라스틱 장난감이었을 뿐이지만

아주 귀여운 느낌을 주었고,

그 느낌은 나에게 무언가를 계속 말하게 하였다


이내 며칠 뒤

내 오랜 벗과 그 장난감의 느낌을 함께 이야기하였다

귀엽다는 감정의 공유부터..

처음 얻게 된 과정까지..


이야기하고 나니

약간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던

그 거북이 장난감이 이내 반짝반짝 좀 더 생명을 가지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거북이 장난감 옆에는

비슷한 느낌의 문어 장난감이

마치 거북이 장난감의 외로움을 달래주려는 듯이

무심하게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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