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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주말

곰배령, 델피노, 만석닭강정, 산악박물관,아야진해수욕장

그리고 백촌 막국수

by Far away from

작년이던가..

주말 라디오에 여행과 먹거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아마 노중훈의 '여행의 맛' 이란 프로그램으로 기억되는데, 그곳에서 곰배령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야생화 천국. 죽기 전에 꼭 한번은 가봐야 할 곳 이라는 소개 맨트가 인상깊어서 가슴에 새겨 놓다가 천신만고 끝에 예약에 성공한다.(원래 주말예약을 하려 했으나 실패하여 금요일 예약을 하게 된다.)


실패는 누구나 겪는 흔한 일이다.

하지만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은 그 간절함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정말 간절한 것에 실패를 하였을 때에는 그것을 이루기 위해 모든 주변여건을 목표에 맞춰 기꺼이 조정하게 된다.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와이프는 4시에 일어났다.) 준비를 마치고 5시반에 출발.

곰배령 가는 길은 고속도로에서 나온 이후로도 좁은 국도로 60킬로 이상을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어제까지 비가 왔기 때문에 하늘은 청명하고 습도는 적당했으며, 날씨는 덥지않은 아주 쾌적한 날씨였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자는 틈을 타서 부지런히 달려서 예상시간보다 약 30분을 단축하여 편의점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었다.

편의점에서 백종원표 컵라면과 3분오뎅, 삼각김밥 하나씩과 훈제 계란을 사서 식사를 하였다.

우리 민재가 어느덧 같이 편의점 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을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에 감회가 남달랐다.

편의점 아저씨의 정겨운 강원도 말투.


'전 여기 살지만 곰배령은 안가봤드래요. 거기가 좋드래요?'


'아마도.. 좋을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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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곰배령 도착!!

곰배령은 사전예약제로 사전 예약을 하게 되면 입장료를 받지 않고 노란색 입산 허가증을 발부한다.

출입구에 서있던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로 기분좋게 트레킹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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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바리 싼 짐은 거의 20킬로에 육박할 듯 하다.

원래대로 하면 짐과 아이를 내가 매고 가려 했으나, 절대 불가할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민서는 와이프에게 양보한다.

완만한 코스라고 알고는 왔지만 민재가 얼마나 버텨줄지.. 와이프가 괜찮을지.. 이번 트레킹은 편안한 여행이라기보단 새로운 도전과 같은 느낌으로 계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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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마을까지 가는 길은 평탄하였다.

야생화 천국이라고 알고 왔기 때문에 민재와 길거리의 야생화를 찾으며 사진찍고.. 기분좋게 올라간다.

옆으로 펼쳐져있는 냇물은 무척 맑았고, 개구리와 다람쥐가 마치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듯이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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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끝집이라는 간판이 있는 막걸리와 전을 파는 두개의 가게를 지나고 나면 약간 험난한 코스가 펼쳐진다.

그곳에서부턴 정말 산을 타는 기분으로 올라가는 코스였으며, 보통 산과는 다르게 양쪽으로 각종 야생화와 양치식물들이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듯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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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풍광은 아마도 그곳의 환경적 요인에 기인할 듯 하다.

높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자라있어 곰배령 코스에 넓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천연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어 햇볓은 강하지 않아 야생화들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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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체 버스로 온 나이드신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많았으며, 그중 우리가 가장 젋은 연령이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사람들도 우리밖에 없었다.

지나가는 모든 등산객들은 민재와 민서를 보고 참 대단하다고 박수를 쳐주었으며, 민재에겐 힘내라고 빵과 초콜릿, 젤리 등을 아낌없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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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분위기 속에서 민재는 힘을 더 얻은듯 했다. 마지막 고개에서 조금 힘들어하긴 했지만 자랑스럽게 산의 정상인 곰배령까지 장장 5킬로미터의 트래킹 코스를 등반하는 것에 성공했다.


곰배령 정상.

그곳은 정말 천상의 화원인 것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마치 영화속의 장면 전환이 된 것처럼, 긴 산을 올라가니 드넓고 평화로운 정상에 야생화가 피어 있었고, 기분좋고 시원한 바람과 맑고 넓은 하늘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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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보온도시락에서 밥을 꺼내고 귤과 라면에 물을 부어 먹는다.

좁은 돗자리에서 먹어야 했고, 주변은 습한 흙이라서 아이들이 협조를 안해주면 할 수 없었던 식사였지만 아이들이 너무나도 잘 해주어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내려가는 길이 너무 길어서 와이프와 나는 우리가 이 길을 올라갔다는 것에 감탄하며 하산 하였다.

민재와 헐크놀이를 하고 자동차 놀이를 하며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걸으며 기분좋게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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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려오자 아까 입구에서 우리를 맞이해준 아저씨께서 민재에게 야생화 책받침 선물을 해주신다.


'야~대단하다~ 난 정상까지 못가고 내려올줄 알았다 야~'


라고 말하며 기분좋게 웃어주시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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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 앞에서 서로 너무너무 잘 해주었음에 감사하며 넷이 얼싸안고 서로 대단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빛나는 가족애와, 좋은 날씨와, 환상적인 풍광이 다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훌륭한 트레킹!


숙소로 예약해놓은 고성 델피노 리조트에 가기 전에 우리는 대포항에 들러 오징어 3마리와 속초 만석 닭강정을 사서 숙소로 향한다.


오징어 통찜.

그리고 만석 닭강정.

강원도의 완소아이템.


체크인을 하고 쉬다가, 저녁엔 A동 밑의 오락실과 편의점에서 살것을 사고 간단히 놀고 숙소에 들어가서 민재와 책을 읽다가 레드썬..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민서는 때와 장소가 바뀌어도 5시 반 기상이 기본이다.

아침에 일어나 만석 닭강정을 먹고, 민재는 어제 사놓은 오뚜기 미역국 컵밥을 먹고 아래 내려가서 민재 장난감 뽑기와 가상현실 게임을 하고 올라와서 짐 정리를 한다.


어제 봐놓은 속초 산악박물관. 이동길에 있길래 즐겨찾기 해놓았는데 어제 한 등산과 연계학습이 될 듯하여 산악박물관을 찾아간다.

산악박물관에서는 훌륭한 산악인들에 대한 정보와 산악 아이템들의 역사, 산악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등이 갖춰져 있었으며, 산악체험은 하지 못하였지만 산악에 대해 교육해주는 프로그램엔 참여할 수 있어서 민재가 손수 그린 그림이 새겨진 손수건 하나를 선물로 받는 기쁨을 누렸다.

민재도 많은 관심을 가졌으며, 앞으로 민재와 함께 등산을 해도 되겠다는 실마리를 얻게 된 무척 가슴 벅찬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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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체험을 마치고 우리의 잊지못할 맛집 백촌막국수 집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아야진 해수욕장을 찾는다.

인터넷으로 검색했을때 매우 좋은 곳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향하였는데 역시 물이 매우 맑고 이국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민재와 온몸을 흠뻑 적시며 놀고 파도 오면 점프하기, 파도 피해 달아나기 등 신나게 놀았다.


그리고 향한 백촌막국수.

예전엔 한가롭게 먹었던 집이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인터넷 검색을 해봤더니 아니나다를까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더랬다.

주인은 좋겠지만 우리입장에선 좌절.. ㅠㅠ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다른 곳을 갈까 하다가 일단 기다린다.

다행히 30분 남짓 기다리니 자리가 나서 먹었는데 인터넷 글에 들기름을 뿌려 먹으면 더 맛있다는 말을 듣고 흠뻑 들기름을 뿌려 먹었으나 느끼하고 예전과 다른 맛이 나서 후회 막심..

와이프한테 연신 미안하단 말을 하고 동치미 국물 한그릇 더 달라 해서 씻어먹는데 씻어먹으니 예전 그 감동의 맛이 난다. 혹시 가실분들은 절대 들기름 많이 뿌려먹지 마시길!!!


먹고 너무 배가 불러서 먹기전에 계획했던 속초 시립박물관과 속초항 물회맛집은 다음 기회에..

아이들이 차에서 잠들어서 휴게소에 한번도 쉬지 않고 집으로 고고!!


많은 여지와 많은 감동을 느꼈던 이번여행.

1박 2일을 꽉 채우고 오는길에도 와이프와 우리의 대단함. 아이들의 대단함. 그리고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성장하였는지에 대해서 열띤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잊지 못할 2016년 6월의 우리 가족 곰배령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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