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r away from Dec 8. 2020
때로는 세상이 결국 아름다울 거라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이 시련은 궁극적으로 꽃피는 들판 같은 풍경 속에 있는 나를 있게 하기 위한 과정일 거라 생각했던 날이 있었다.
현재의 나를 부정하며 욕되게 하는 사람, 상황들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일 거라고.
햇살도 그때와 같다
하늘도 그때와 같다
하지만 난 그때와 다르다.
내 인생의 결말에 있는 그 파라다이스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끝에 있어야 할 그 모습이
나의 현재에 간간히 출현하길 간절히 기도하는 내 모습만 보인다
삶의 시작점과 끝점을 알 수 없기에
못된 거 떨쳐버리고 착한 거 끌어안으려 하는데
야속하게도 못된 건 도깨비풀처럼 내게 달라붙고
착한 건 기름떡처럼 쉬이 미끄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