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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하숙생 Jun 22. 2021

미국도 절기가 있다?

여름의 시작, Summer Solstice.

왠일로 일찍 눈을 뜬 지난 일요일 아침. Juneteenth Day와 여름 얘기로 뉴스가 가득 찼다. 드디어 여름이 시작되었다고 들떠있는 뉴스앵커의 말에 응? 이미 5월부터 더웠고 이제 6월말인데 왜 이제사 여름이 시작되었다고 호들갑을 떠는건가. 뉴스 내용을 들어보니 6월 20일이 Solstice고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고 한다. Solstice가 뭐지 하면서 구글을 찾아보니 일년 중 (북반구 기준)해가 가장 긴 날이라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낮과 밤이 가장 긴 날을 Solstice라고 하고 Summer Solstice는 낮이 가장 긴 날이고 Winter Solstice는 밤이 가장 긴 날을 말한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절기로 따지면 하지와 동지 정도 되는 모양인데 미국사람들은 이 날을 여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럼 지난 한달간 물통을 한 가득채울 정도로 흘렸던 땀은 봄에 흘린거란 말인가.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그동안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Summer Solstice와 동시에 변하는 것들이 있는데 내가 사는 커뮤니티 내에 있는 수영장이었다. 긴 휴식을 끝내고 드디어 일요일에 문을 열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매년 이맘때 쯤 Summer Solstice를 기해 개장해온 모양이다. 지나가면서 보니 일광욕을 할수 있게 의자도 새로운 걸로 교체하고 물도 새로 채우고 소독도 하는 모양이다. 그동안 무신경하게 살다보니 여름이 언제 시작되는지도 모른 채 5년여를 보내왔다니 내가 그리 먹고 살기 급급했나 다시 돌아보게 된다. 한국의 가족들과 전화통화하면서 날씨 얘기를 하다보면 늘상 했던 얘기가 한국과 대략 2-3주 정도 차이가 나는거 같다는 얘긴데 생각해보면 내 느낌도 꽤나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뉴욕에서 살아보니 한국의 서울과는 다른 계절의 시간차가 느껴지는데 여름은 조금 늦게 오고 겨울은 조금 빨리 오는 느낌이다. 한국에서의 기억을 바탕으로 대충 계산해보니 한국에선 일반적으로 6월이 여름의 시작이라고 보는데 미국에서는 6월 20일이 여름의 시작이라면 여름의 시작이 언제냐는 문제는 내 신체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대략 3주 정도 로 결론지어도 될만하다. 그럼 여름은 언제 끝날까. 보통 사람들끼리 얘기하는걸 들어보면 9월 Labor Day(노동절)이 되면 여름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는데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2021년은 9월 22일이 공식적인 여름의 끝이라고 한다. 해마다 하루 이틀 정도 차이가 있긴 한데 대략 6월 20일 전후에 시작해서 9월 20일쯤에 끝나는 3개월 짜리 여름이다. 참고로 2021년의 Winter Solstice는 12월 21일로 일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날이다. 

미국식 하지와 동지라고 해두자.

자, 여름이 시작되었고 백신도 맞았으니 여름휴가도 계획해야겠다. 매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껴서 여행을 다녀왔는데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로 휴가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사실 가까운 뉴포트에 4일 정도 다녀왔는데 휴가내내 마스크쓰고 불편하게 다닌것만 빼면 꽤 괜찮은 곳이었다- 1년 내내 재택근무에 일이 끝나도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마치 삶에서 지워진 것 같은 느낌이고 2020년이라는 숫자 자체도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게 지금이 이미 2021년 중반이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2020년에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그렇게 보내서 인지 모르겠다. 백신접종율도 점점 높아지고 너도 나도 비행기를 타고 휴가를 떠나지만 비행기를 타기에는 아직 내 마음이 활짝 열려있지 않고 해외로 갈려니까 국가마다 방역지침이 다르고 외국에서 유입되는 관광객에 대한 제한, 그리고 내 혼자 느끼는 여전한 불안감 등으로 인해 올해는 가까운 곳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동부에는 꽤 괜찮은 해변들이 있고 맛있는 여름 음식이 있어서 갈만한 곳이 많다. 북쪽으로 여러시간 운전해 가면 Acadia National Park이 있는 Maine에 가서 랍스터도 먹고 시원한 바다구경도 할수 있고 조금 더 운전해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보스턴같은 도시와 Cape Cod이라는 멋진 해변을 비교적 가깝게 즐길수 있어서 여름이나 가을에 가면 좋을 곳이다. 뉴욕 방면으로 더 내려오다보면 뉴포트의 해변도 해수욕을 즐기고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즐길수 있는 아주 괜찮은 곳이다. 나는 이 곳을 모두 다녀왔기에 올해는 다른 곳으로 가볼까 고민하고 있다. 강이나 호수를 끼고 한적하게 쉬는 것도 괜찮고 하이킹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여름휴가다. 자, 이제 본격적인 여름을 즐길 시간이다.   

푹 쉬고 재충전할수 있다면 강이면 어떻고 바다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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