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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하숙생 Aug 30. 2021

미국은 정말 재미없는 천국일까?

미국에 사는게 더 행복할까?

사람마다 크게 다를 수 있고 환경에 따라 대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질문을 던져놓고 뭐 어쩌라는거야 라고 할 사람도 있겠다. 이해한다. 지금 나도 속으로 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말그대로 ‘어쩌다’ 미국에 와서 5년이 조금 넘었는데 운좋게 많은 경험을 하면서 다양한 산지식도 얻긴 했지만 한국에 살 때와는 다른 생활방식에 그동안 여러가지로 많이 변했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안좋은 점들도 있었지만 훨씬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뒤로 하고 미국에서 생활해보니 처음엔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 그럭저럭 맞춰가며 살아가게 되고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생활방식도 이해하게 되었다. "미국은 재미없는 천국, 한국은 재미있는 지옥"이라고 말하는걸 들은 적이 있는데 나도 살다보니 일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회귀하는 사람도 많이 봤고 한국에 가서 훨씬 행복하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한국가서 사는게 행복하다면 당연히 한국에서 살아야겠지만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처지라면 그 곳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생활이 재미없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공부나 일의 이유로 미국에 오는 사람들을 위해 미국이 "재미있는" 천국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여행을 하자.

찌든 삶에 작은 또는 큰 즐거움을 주는 방법으로 여행만 한게 없다. 가까운 곳에 잠깐 다녀오는 것 역시 여행이므로 방역수칙을 잘 지켜 Covid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리프레쉬하는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Covid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방역에 피로감을 느끼고 외부활동 제한에 대해 큰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 멀리, 그리고 오래 갈 필요없이 근처에 반나절, 또는 하루 정도 안전하게 머물수 있는 곳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떠나자. 나도 비행기를 못탄지 어언 1년 반이 넘었고 향후 1-2개월 역시 멀리 갈 계획이 없다. 그래서 올해 늦은 여름휴가는 차로 갈수 있는 가까운 곳을 생각하다가 작년에 갔다가 생각보다 너무 괜찮은 곳이었던 뉴포트를 다시 가보기로 했다. 미국은 이미 Covid와 함께 살아가기가 시작된것 같다.

여름엔 역시 바다. 출처-나

2. 친구를 만들자. 

친구라고 했지만 누구든 상관없다. 꼭 친구가 아니라도 일정하게 연락하고 지내는 아는 사람 정도라도 괜찮다.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뜻밖에 도움과 좋은 정보를 얻을수 있다. 집에 뭔가 문제가 생겼을때, 또는 뭔가 고장났을때 어떻게 해야 될지 감이 잡히지 않을때 이웃집의 문을 두드리자. 이웃집 역시 도와줄수 없는 상황이라도 밑져야 본전 아닌가. 이웃이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비상연락망으로 이웃집 사람들의 연락처(이메일, 전화번호) 하나 정도는 받아두어도 괜찮겠다 생각이 든다. 실제로 우리가 처음 이사왔을때 우리집 맞은 편의 Michelle은 먼저 본인의 연락처를 주고 언제든 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했지만 다행이도 아직까지 이웃집에 연락할만한 비상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름휴가나 여행으로 오랫동안 집을 비울 경우 이웃에게 집을 봐줄것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어 미국의 이웃들끼리 상부상조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가까이 두고 친한 벗, 친구. 

3. 취미를 갖자.

여행도 일종의 취미겠지만 본인만의 취미를 갖는 것은 무료한(?) 미국생활을 극복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나 역시 판데믹을 거치면서 집에서 빈둥대기보다는 나만의 즐거움을 찾을 필요가 있어 동네에 마실다니고 가끔 놀러가서 탈 용도로 작년에 자전거를 구입해서 심심할때마다 타고 나가서 육수를 좀 흘린다. 미국은 정말 다양한 취미를 즐길수 있고 운동을 하기에도 시간 공간적 환경이 매우 좋다. 한국사람들이 사랑하는 골프, 테니스 등의 스포츠 인프라는 매우 잘 갖추어져 있고 가격도 싼-이용료는 싸지만 레슨을 받으려면 돈 쓸 준비를 해야 한다- 편이다. 선호하는 운동이 없다면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곽으로 나가 하이킹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하이킹을 해보니 미국에서 하이킹하면서 좋았던 점은 체력적인 부담없이 좀더 쉽게 즐길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한국의 산들은 경사가 완만한 곳도 있지만 대개 깍아지른 듯이 가파른, 소위 "깔딱고개"를 포함하여 험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산행을 하고 나면 오를때도 그렇지만 하산 시에도 무릎에 부담을 주어 체력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데 산행을 즐기는 중장년층, 노년층의 나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산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미국의 산은 한국의 그것을 망치로 툭툭 쳐서 눌러놓은 것 처럼 넓고 완만해서 하이킹의 자체의 거리는 좀 길수 있지만 경사는 급하지 않아서 가볍게 산행할 수 있다.

아름답지만 사악한 가격의 접이식 자전거.

4. 문화생활을 하자.

일년에 서너번, 아니 두어번이라도 문화생활을 하자. 박물관도 좋고, 미술관도 좋다. 지금은 쉽지 않지만 공연을 보러 가는 것도 커뮤니티에서 소속감을 느끼기 매우 좋은 방법이다. 박물관과 미술관은 신용카드의 혜택으로, 또는 그 지역 거주자라면 무료입장, 또는 도네이션 입장이 되므로 주기적으로 가보자. 꼭 다운타운에 갈 필요없이 작은 타운에도 거주민들을 위한 영화나 작은 규모의 연주회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므로 커뮤니티의 문화일정을 체크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에 TV를 켜보니 한동안 볼수 없었던 뮤지컬 광고가 나오고 있다. Lion King, Wicked, Chicago 등 롱런했던 뮤지컬과 Hamilton, Hadestown 등 비교적 최근 뮤지컬들이 9월 중순에 브로드웨이에서 Re-opening을 앞두고 있다. 나 역시 뮤지컬 한편을 봐야겠다고 생각중인데 아무래도 Covid Guideline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수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뮤지컬은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엔터테인먼트의 장르라고 생각하는게 뮤지컬 한편을 보고나면 여행을 다녀왔을때와는 다르지만 확실히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효과가 있고 음악과 춤, 연극적 요소가 잘 어우러져 맛깔스런 비빔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운 느낌이 들고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든다. Covid 이전이지만 나는 ‘뮤지컬 물랑루즈’를 그렇게 두번이나 봤다.

이게 벌써 2년전이라니. 
반고흐 전시회 in New York
반고흐 전시회 in New York

5. 배우고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을 갖자.

미국은 오래된 집들이 많아서 사소한 고장부터 큰 문제거리까지 다양하게 거주자의 속을 썩인다. 간단한 것들은 구글검색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사람부르면 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면 (나 역시 미국살이 초보지만)미국을 더 배우라고 말하고 싶다. 주방집기가 고장이 났는데 워런티(보증수리기간)가 지났다면 사람이 방문해서 점검만 해도 출장비와 점검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수리견적을 받고 수리하기로 결정하면 그때부터 수리비용이 추가된다. 이렇게 수리를 하면 새 제품 값에 맞먹는 비용이 나오게 되므로 고쳐쓸지 구닥다리 제품을 버리고 새로 구입할지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어디나 그렇듯이 그 동안 많은 선구자들과 파워유저들이 유튜브와 웹사이트에 쌓아둔 정보를 이용하면 부품을 직접 구입해서 어지간한 수리는 스스로 할수 있고 실제로 수리비가 얼마 나올지 알게되면 저절로 제품을 고쳐쓰게 된다. 장점이라고 말할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내 손으로 집을 조금씩 고쳐가다보면 뿌듯함도 느낄수 있고 나름의 노하우도 쌓게 되는 일거양득의 기쁨도 느끼게 되지만 육체적, 정신적 힘듦은 어쩔수가 없다. 

 

이런 일을 마다하려면 더 많은 돈을 쓸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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