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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저녁꽃 Oct 11. 2021

[댓글 살인마] 자네 혹시 댓글사관학교 출신인가?

지금까지 알아본 것처럼 댓글은 소통이고 해학이다. 조선시대 판소리와 마당놀이에서도 소리꾼과 고수, 재담꾼들의 대거리가 어찌 보면 댓글문화의 원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댓글은 단순히 말장난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문화현상을 관통한다. 현실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짧은 문구로 사람들을 웃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어쩌면 문학의 영역으로 포함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댓글을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말 온라인 상에는 그냥 묻혀두기 아까운 댓글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그것을 혼자 발굴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기회가 되면 레전드 댓글을 찾는 성지순례단을 꾸릴 생각이다. 댓글 시간여행자가 되어서 댓글 명언을 찾아가 인증을 해주는 작업을 하고 싶다. 


웃음이 사라진 현대인들에게 혼자서 킬킬대고 웃을 수 있는 ‘댓글 학원’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마 21세기 유망직업으로 자리매김하리라 본다. 댓글문화제, 댓글문학상도 개최될 것이다. 심지어 공무원과 각 기업체에서 ‘댓글능력시험’을 치러 타인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게 될지도 모른다. 


준비하라. 이제 공중파 방송이 아닌 유튜브를 보면서 댓글을 통해 웃고 소통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려면 레전드 댓글 몇 개쯤 외워서 말할 수 있고, 직접 댓글을 달아서 남들을 웃기는 사람이 대접 받는 날이 반드시 온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자네, 혹시 댓글사관학교 나왔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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