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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저녁꽃 Dec 09. 2022

벼가 자라는 논 풍경이 좋다

시골에 카페 짓기9

모처럼 남한강변을 따라 아침 운동을 했다. 다행히 추위가 풀려서 트레이닝 차림으로 뛰기 좋았다. 1km 가량 속보로 걸은 후 운동기구에서 몸을 푼 다음, 돌아올 때는 달리기를 하는 코스다. 처음에는 철봉에 매달리기도 힘들었는데, 턱걸이를 대 여섯 개 할 정도가 됐다. 달리기도 몇 걸음 떼기도 벅찼지만, 지금은 1km를 쉬지 않고 거뜬히 달릴 수 있다.


오후 2시에 아내와 함께 농업기술센터에 들러 귀농창업 과정에 대해 상담을 받았다. 농촌으로 이주한 지 5년 이내라야 귀농인 창업대상인데, 신청자의 전년 소득이 3,700만원 이하라야 가능하다고 들었다. 대상자인 아내가 올해 코로나19로 보건소 근무를 해서 급여가 꽤 됐는데, 담당자는 농업 외 소득은 예외라고 한다. 


소득 때문에 귀농인이 안 되면 재촌비농업인으로 창업자금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다행이다. 그래서 돌다리도 두들기고 건너라고 했나 보다. 귀농인 농업창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농지구입에 3억 이하, 농업인주택 건축에 7,500 만원까지 지원이 된다. 금리가 2%로 저금리이긴 하지만, 이것도 빚이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농업으로 돈을 벌긴 힘들기 때문이다.


마침 지난해부터 치유농업에 대한 정부지원이 활성화 되면서 그쪽을 알아보고 있다. 아내가 마침 간호사, 임상심리상담사 자격증이 있어서 농사와 연계한 것을 생각 중에 있다. 애초에 계획관리지역에 카페를 짓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만, 농지구입 후 농업인(농업경영체) 등록 후 농업인주택을 지어서 출판사 겸 치유농업 공간으로 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렇게 되면 비용이 많이 절감되고, 땅을 고르는 데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때로는 너무 멀리, 그리고 생각이 많아지면 이도 저도 아닌 꼴이 될 수도 있다. 단순하게 우리가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만 찾아서 하기로 했다. 그 다음은 하늘의 뜻에 맡기면 될 일이다.


이제 농업창업 자금 대출 등 실무적인 것은 아내에게 맡기면 된다. 나는 농업진흥구역 농지를 알아보고, 토종벼 농사 짓는 것을 배울 예정이다. 마침 양평 청운면에 토종벼 연구를 하는 이근이 선생이 있어서 찾아보려고 한다.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났으니 잘 해내리라 믿는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벼가 자라는 논 풍경이 좋다. 써레질을 한 무논이며, 못자리를 막 끝낸 파릇파릇함, 여름으로 갈수록 연두로 물들어가는 모습, 그리고 나락이 여물고 메뚜기가 날아다니는 풍경까지 말이다. 또 추수를 마친 그루터기에 흰 눈이 쌓이는 것은 또 어떤가.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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