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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 the record Aug 25. 2017

그녀의 솔직한 리뷰, 더 테이블

off the record


이미지 출처 : http://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106296#1190854





죄송합니다.


핸드폰으로 오타를 수정하던 중에 버튼을 잘못 눌려서 글이 삭제되었습니다.

원래 삭제 시 한번 더 팝업 창이 뜨는데..  창이 뜨는 않고 그냥 삭제되어 버렸습니다.

(친절히 응대해주신 브런치팀 감사합니다)

글을 복구할 수 없어 리뷰를 다시 씁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 브런치 무비 패스로 관람한 시사회 리뷰입니다.

* 영화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주관적인 생각과 견해의 리뷰입니다.












영화를 관람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양할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 관람법은

볼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무방비 상태로 그 영화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그렇게 보고 나면

어떤 영화는 상영 후 무수히 많은 물음표를 남기며 인터넷 검색을 하게 만든다.

가끔은

영화 보는 내내 즐거움을 만끽하고 OST를 곱씹어 들으며

간간히 그 영화의 에너지가 필요할 때 다시 보기로 보게 된다.


그런 영화는

잃어버린 반쪽은 찾은 듯한 기분이 들게도 하고

기분 좋게 두어 시간 남짓 휴가를 다녀온 것처럼 기분 전환도 된다.


그녀의 솔직한 리뷰는

그렇게 영화를 보던 방식으로 작성되었다.

















기껏

시사회를 신청해놓고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실 좀 고민이 되었다.


쓰던 글을 탈고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눈이 좀 시리고 아팠기 때문이다.


문득,

책을 쓰느라 여름휴가도 못가

좋아하는 카페의 커피도 끊고 지낸 몇 달 간을 칩거하듯이 지낸 내가..

연말이 되면 너무 미련하게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짧은 휴가 같은 일탈과

카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겸

보안경을 쓰고 더 테이블을 보러 나섰다.










하지만

막상 난생처음 가보는 영화관에서

혼자서 영화를 본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티켓을 받기 위해서

브런치팀 테이블에서 아이디를 말하고 티켓을 받는데,

관계자 분이 아는 척도 해주시고 글에 대해서 좋은 말도 보태주셨다.

혼자 낯선 곳에 있다는 부담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엉거주춤한 자세로 자리를 잡고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갑자기

'더 테이블' 출연진들과 감독님이 들어왔다.


순간 자리가 술렁였고

나도 모르게 취재기자 마냥 사진을 남기게 되었다.


출연자들은

조곤조곤 고운 목소리로 맞은 역할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시사회라는 단어가

보통 사람에게 주는 생경함이

조금 따듯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잠시 후 더 테이블은 시작되었다.

 





http://tv.kakao.com/v/375865424






더 테이블은 한 카페의 테이블에서

하루 동안 머물다간 네 인연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인연들의

주인공은 네 명의 여자들이었다.






첫 번째




첫 번째 그녀는 유진이었다.


카페의 전경이 보이고 그녀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고 말갛고 멍한 얼굴로 화면 안에 들어온다.

탑스타인 그녀는 옛 남자 친구를 기다린다.

어딘지 일본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리고 서정적인 사물이 지나가고

그가 도착했다.


아주 잠깐 자상했던 그는 숨겼던 찌질함을 마구 뿜어냈다.


짜라시부터 성형까지 여자들의 단골 가십거리였지만

예전 연인의 찌질함에 절로 한숨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여기저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전혀 웃음이 나지 않는 여자인 나의 입장과

또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았다.


질한 남자 친구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치는 유진의 당찬 듯 여린 목소리가 그렇게 스쳐지나갔다.




두 번째




두 번째 그녀는 경진이었다.


딱 요즘 세대들의 설렘과 썸에 대한 줄다리 좀 어리숙한 둘의 모습으로 보여줬다.


사귀는 건가?

아닌가?

내가 너무 많이 바라나?


그러면서도 서로 진심이지만

버거운 삶 속에서 이래저래 찌들어 풋풋한 쉰내가 났다.

경진을 맡은 정은채라는 배우의 떨리는 속눈썹 하나 삐져나오는 잔머리 한올까지

그 상황 속 요즘 여자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클로즈업이 좀 질릴 때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즈음에 연인들의 눈에는

상대방만 저렇게 클로즈업돼서 보이겠거니 하고 말이다.







세 번째




세 번째 그녀는 은희였다.


진짜 사랑에 빠진 꽃뱀과

그런 그녀의 결혼식을 도와줄 가짜 어머니 역할 대행의 만남이었다.


이야기 나름의 감동도 스토리도 두 배우의 출중한 연기력도 좋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나머지 세 이야기와 균형이 맞지 않고 서걱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꼭 꽃뱀이어야 했을까 싶었다.


그냥 어릴 적 왕따를 당해서 결혼식에 부를 친구가 얼마 없어서

그래서 하객 대행업체 사람을 만난 것이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뭔가 갑자기 조폭, 사기 같은 이야기가 판치는 대중 영화의 냄새가 나서 그랬나 보다.

감동이 있더라도

좀 쌩뚱 맞은 느낌이랄까?








네 번째





네 번째 그녀는 혜경이었다.


이게 직업병인지

그녀의 옷차림이 좀 역할과 동 떨어진 느낌이 나서 극에 몰입이 잘 안됐다.


뉴욕으로 시집가는 회사원이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여자

거기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현실에 떠밀려서 결혼하는 여자

지금이라도 마주 앉은 남자가 그만두라면 결혼을 엎겠다는 철없는 여자


그런 여자가 입기엔 너무 평범한 착한 차림이었다.

제멋대로인 좀 있는 집 30대 딸래미 느낌이 나야 맞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다 이전 임수정의 영화 캐릭터처럼 남자들이 원하는 도발적인 말을 툭툭 던져낸다.

그런 그녀가 이제 약간 식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주변에선

'어머, 어머' 하면서 보고 있었다.


문득 혜경은 내 주변의 30대 여자들을 섞어 놓은 모습 같았다.

나답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순수했던 시절을 잃고 싶진 않지만 현실적 행복도 챙기고픈 사람의

마지막 일탈 말이다.

새로울 게 없어서 식상한 것도 같았다.


나는 아니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엿보는 느낌이 될 것 같았다.






밤이 되고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6296





그래서

더 테이블은


20대 연인들이

평일 저녁에 보는 영화로 적합할 것 같다.


30대 여자들끼리 보기엔

비추 한다.


독립 영화를 즐겨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슴슴해서..

좀 아쉬울 수 있다.












끝으로

더 테이블이란 영화의 제목만 보고


내가 기대했던 영화는

짧은 이미지로 봤던 '맞은편 자리의 연인' 같은


여자들이 겪는 사랑에 대한 불안을 따스한 위안과 위로로 감싸안는

영화만의 환상이었다.





http://m.bboom.naver.com/best/1-y80qe






여기까지


그녀의 솔직한 리뷰, '더 테이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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