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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 the record Oct 22. 2017

그녀의 솔직한 리뷰, 나의 엔젤

off the record





* 리뷰 제안 티켓을 제공받은 시사회 리뷰입니다.

* 영화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주관적인 생각과 견해의 리뷰입니다.










나의 엔젤의 리뷰 제안을 받았다.


원래도 영화를 보기 전에 검색을 하지 않는 편인데

리뷰 제안 메일을 보다 보니


투명인간 소년 ‘마이 엔젤’과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 ‘마들렌’의 사랑이야기란 걸 알아버렸다.    

좀 웃기지만,

 

‘공포영화인가?'


이게

‘나의 엔젤’의 첫인상이었다.





우려와는 달리

나의 엔젤은 사랑 그 감정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를 보여주려 한 영화이다.

그렇다고 해도

영화 티켓을 받고 19금이란 걸 알곤 좀 당황스러웠다.



'소년과 소녀가

어른이 되어서도 사랑에 빠진다는 걸까?

난해한데..'



친구와 함께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극장 안으로 들어갔다.  






             






나의 엔젤을 보고 선 고개를 더 세차게 도리도리 흔들게 되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리뷰를 해야 스포일러가 되지 않고 영화의 매력을 전달할 수 있을까?  


야한 장면이 살짝 거슬렸지만,

그만큼 영화가 매력적이었고 이 가을 한 번쯤 볼만한 예상치 못한 달달함과 위트가 있는 절절한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엔젤을 함께 본 친구와 주고받았던 이야기를 각색해서 리뷰를 쓰며 든 생각들을 더해서 담아 보았다.      











간단한 줄거리는


나의 엔젤은

투명인간 마술사와 사랑에 빠진 여자가

어느 한순간 사라져 버린 남자를 찾 정신을 놓아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그리고 그 남자와 똑같은 투명인간 아들을 출산하고 홀로 키운다.

그녀는 아들에게 나의 엔젤이란 이름을 지어준다.    


나의 엔젤은

옆집 사는 눈먼 소녀 마들렌을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나의 엔젤을 보고 싶은 마음에 눈을 뜨기 위해 수술을 받고 이들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며 울며 불며 결국 해피엔딩을 맞이 하긴 한다.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며 끝으로 치달을수록 우린 현실적 질문의 위트 있는 해석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우린 답도 없는 질문과 답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이란 게 정답이 없어서 그랬겠지만..        












Q

 : 마들렌은 왜 빨간 머리인 걸까?     



A

 : 어딘지 모르게 클림트의 그림 속 여자들이 떠오더라.

마른 몸부터 눈동자 색까지.. 그런 사랑을 그리고 싶었던 거 같아.

그 그림에도 남자 얼굴은 안 보이잖아 둘의 형체도 다른 듯 같고 말이야.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 나오던 숲과 정원도 키스의 배경처럼 온통 풀색이었네.

마들렌의 옷도 성인이 되어서도 늘 꽃무늬가 있거나 꽃잎 색이었던 것 같아.          





http://terms.naver.com/artsSearch.nhn?page=5&query=%ED%81%B4%EB%A6%BC%ED%8A%B8





Q

 : 19금 부분이 꼭 필요했을까?   


  

A

: 아마 나의 엔젤이 진짜란 걸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아.

에로틱하게 그리고 싶지 않아서 큰 키의 왜소한 몸매의 마들렌으로 표현한 것도 같고..

그런데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눈을 가린 건 글쎄..

난 약간은 변태스럽게 느껴졌어.

그냥 계속 눈을 감고 있으라고 해도 극 중 마들렌은 충분히 나의 엔젤을 위해서 그럴 수 있는 여자 같았거든.

그 눈가리개가 굳이 필요했을까? 가 더 물음표야.

뭐..

가끔 여자들은 호기심에 약속을 저버릴 때가 있으니깐 마들렌도 그럴까 봐 그런 걸까?

음..

나의 엔젤은 정신병원에서 자랐으니깐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많이 알지도 몰라. 이러니깐 더 모르겠긴 하다.

자기의 치부가 드러나면 사랑받지 못할까 봐 감추는 사람들의 심리 같기도 하고..







        




Q

 : 나의 엔젤은 왜 자살 시도를 한 걸까?

마들렌을 사랑하고 그런 마들렌이 자길 찾으러 왔는데?     



A

 : 엄마 때문인 것 같아.

마들렌이 엄마처럼 보이지 않는 남자(나의 엔젤의 아빠)를 사랑해서 혼자 외롭게 정신병원에서 살게 될까 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이유로 그렇게 된다면 나도 못 견딜 것 같아.

마들렌은 이제 눈도 보이고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잖아.

자기 엄마처럼 마들렌이 늙어가길 바라지 않은 것 같아.








   

Q

 : 그런데..

나의 엔젤의 아빠는 왜 갑자기 사라진 걸까?

그리고 나의 엔젤이 정신병원에서 태어나고 크는 동안 아무도 모를 수가 있지?

이건 좀 납득하기 어려운 것 같아.     



A :

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해 버리는 순간 들리지도 않는 거 아닐까?

엄마는 아빠가 자기를 떠났다고 생각했어.

갑자기..

그러는 순간 아빠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 아닐까?

진짜 투명인간 말이야.

그리고 정신병원 사람들은 그녀가 상상임신을 하고 미쳐서 그런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

나의 엔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니깐 아무도 엔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거지.


우리가 사랑에 빠졌을 때도 그렇잖아.

너무 행복한데 갑자기 이 사랑이 깨지면 어떡하지?

불안해하고, 또 진실을 말해도 믿지 못하고 제대로 보려고도 들으려고도 안 할 때가 있잖아.

결국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사랑의 본질일 것 같아.    







           


Q

 : 진짜 투명인간과 사랑이 끝까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배우고 커온 게 너무 다르잖아..     



A

: 음.. 글쎄..

보통의 우리는 나의 엔젤의 엄마처럼 미쳐버렸을 거 같아.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내 입장에선 갑자기 사라져 버렸고, 임신을 했는데 아이가 투명인간이고 아무에게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면 말이야.


마들렌은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마이엔젤을 만났고 그는 마들렌의 유일한 사람 친구였어.

어린 시절 그런 기억은 너무 소중한 거잖아.


그리고

볼 수 있고 정규 교육을 받았다고 사랑도 잘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

마들렌도 나의 엔젤도 그렇지 못했지만 진정한 짝을 만났잖아.

이건 그냥 어른들은 위한 19금 동화 같아.

현실성은 없지만 그런 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는 거..

그래서 마음이 따듯한 듯 스산한 기분이 드는.. 그런 거    













                          

리뷰를 다 쓰고 나니..

좀비가 사랑을 해서 다시 사람이 되었던 웜 바디스라는 영화가 불쑥 내 머릿속에서 튀어나왔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2047





나의 엔젤이

그러지 않아서 참 고맙다.


나의 존재 자체가 바뀌지 않아도

사랑이 지속돼야 그 사전적 의미의 사랑이 연속될 것 같다.


닳고 닳은 표현이지만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재가 붙을 때 가장 강렬하니깐!     


나의 엔젤,

클림트의 키스처럼 오래도록 잔상이 남을 영화였다.


올 가을, 이 영화를 본다면

우리의 첫사랑이 좀 초라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생각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여기까지


그녀의 솔직한 리뷰, '나의 엔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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