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rec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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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치 무비 패스로 관람한 시사회 리뷰입니다.
* 영화의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주관적인 생각과 견해의 리뷰입니다.
언제나처럼
신과 함께도 이 영화에 대해 모른 채 보러 가기로 했다.
물론
말이 많은 영화라 원작이 웹툰이고 독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빠져있다는
이야기 정도는 알고 가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나의 엔젤'때처럼 동행이 있었지만
우리 둘 모두 기대를 하고 간 영화는 아니었다.
애초에 신청할 때 여러 에러나 오류가 있었고,
사실 12월에 한국식 신파형 영화를 보는 것을 즐기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것도 약속이고
오랜만에 친구와 만난다는 목적이 더 컸다.
영화를 보고 나선
어떻게 리뷰를 쓰는 게 좋을까란 걱정이 생겼다.
한국식 신파 영화가 싫은 한 사람으로서
눈물을 펑펑 쏟으며 봐서 살짝 겸연쩍은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도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소개해야
나 같은 사람들도 영화를 보러 갈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추천 포인트로 나누어 쓰기로 했다.
판타지이고 한국적 영화의 특성인 모든 장르를 합친 비빔밥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전체적인 현실의 어두움은 참 실질적인 것이었다.
불행은 천천히 오지 않고 수마처럼 한 번에 몰아친다.
불행이 계속 불행은 끌어들이는 자석이 되는 것처럼..
영화 속 아픈 노모는 갑자기 두 아들인 수홍과 자홍을 잃고 만다.
두 아들 모두 착실하고 측은지심이 있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꼭 이런 일들은
삶의 다양한 계층이 모이는 군대라는 곳에서 접하고 알게 된다.
남동생이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여느 휴가 때와 다르게 젊디 젊은 내 동생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먹먹함이 이상했다.
작은 일에 흥분을 하는가 하면
유달리 뉴스 보도에 큰소리를 내며 불만을 표출했다.
으레 20대 청년들이 성장해가며 그렇듯이
집에서 걱정할까 봐 말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 같았다.
동생이 먹고 싶어 하던 당시 유행하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에 둘이 밥을 먹으러 갔다.
기분이 좀 좋아진 동생에게 넌지시 물었다.
너 답지 않다고.. 왜 그러냐고 말이다.
당시 동생은 의경을 하고 있었는데
그 월급을 아껴서 집에 보내는 동기가 있었다고 한다.
미성년 동생 여럿이 있는 맞이였고 홀어머니를 모시는 청년가장이라고 했다.
그런데 휴가 며칠 전
시위를 진압하러 나갔다가 사고로 죽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 가족은 아들은 잃은 것이기도 했지만
하나뿐인 가장을 잃은 것이다.
고작, 한 살 위의 누나였던 난 정확히 답을 하지 못했다.
사실 아직도 누군가 그렇게 물어본다면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가 답하기 어려운
이 부분을
영화는 묵직한 이야기 줄기로 삼고 있다.
아마 현실에서는 영화 같은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어디에나 있을 수 있고
영화를 개기로 한 번이라도 스스로 자문자답을 할 수 있는 개기가 생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추천할만한 것 같다.
삶에서 선뜻 답할 수 없는 문제를
에둘러 답하는 그런 영화로 이런 문제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윤리적인 선택과 판단을 하는 완충 작용이 되어 줄 것만 같다.
그 시절에 나는 내 동생에게
그럴 수 없었다.
그냥 그 동기에 집에 동기들과 함께 돈을 보태 보낸다고 했을 때 잘했다는 말과
간식을 한 보따리 사들여 보내는 것으로만 대신했던 것 같다.
이런 영화를 내가 그전에 봤었더라면
좀 더 누나다운
한 살이라도 더 살아본 인생 선배로서
동생에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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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은
착하게 살면 바보 취급받기 쉬운 세상이라고들 말한다.
기부를 하는 사람들의 착한 마음을
짙이기는 사람들도 많다.
어느 종교를 믿던 자신의 행복과 안위를 위한 복만 비는 얄팍한 이들도 많다.
나는 환생이나 내세를 믿지 않는다.
지금의 삶을 잘 사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지옥이 무섭긴 하다.
하지만
더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것은
나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그때 왜 저랬는지를 곱씹으며 후회를 해야 하는 영화의 장면들이었다/
요즘 어떤 선택을 하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인데 그 모든 실수와 후회를 다시 겪고 타인의 시선으로 난도질당한다면
그건 참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요즘
좋은 일을 할 때나
누군가를 도와줄 때
주저주저하는 나에게 그냥 나대로 살자라고 했다.
그게 제일 후회가 없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한 교수님이 남긴 인터넷의 글이 떠올랐다.
타인의 시선도 사회적 잣대도 중요하지만
선행이나 좋은 일은
내가
줄 수 있을 때 주고
갈 수 있을 때 가는 게
더 올바른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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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후면 새해가 된다.
신과 함께는 솔직히
권선징악
계몽적 스토리
한국적 신파
를 담은 전형적인 한국형 장르 비빔밥 영화이다.
하지만
그만큼 한국인들이 봤을 때
더 절절하고 뼈가 아릿한 감정적 동요가 좋은 쪽으로 있을 것이다.
원작이랑 다르다는
한국영화의 전형이라는
색안경을 잠시 벗고
온전히 한 사람의 슬픔과 사회적 고통을 함께
통감하며
보길 추천한다.
특히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꼭 보고
눈물을 쏙 빼고 오면 좋겠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가
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해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휴지 한통과 함께 영화관으로 향하길 바란다.
여기까지
그녀의 솔직한 리뷰, '신과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