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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 the record Jun 29. 2018

700일의 브런치와 최인아 책방






안녕하세요.

오프 더 레코드 입니다.


오늘은 제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지

7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하고

또,

실제 게재일은 7월 28일이지만

모든 글의 방향성이 2년 전 오늘 완성되었던 날입니다.


인스타그램에도 썼지만

나와야 할 책도

완성됐어야 할 논문도

아직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brunch_fashion/





뭐든 뜻대로 되면 참 좋겠지만

세상사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또 한번 배우고 있습니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은 나를 위해 뭐라도 해야지 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꿈을 꾼 것인지 온밤을 생각만한 것인지 모를 잠을 자고 아침이 왔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눈꺼풀에 힘을 어떻게든 주며

이제

시끄러운 곳에 가서 노는 것도

부어라 마셔라하며 즐기는 것도

흥미를 잃은 그런 시절이 찾아왔는데

도대체

딱히 700일에 느낄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이 기분을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앉은 것도 누운 것도 아닌 자세로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집어들고 메세지 앱 알림을 체크했습니다.






"선물과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제가 한참을 생각과 잠 사이에 있던 그 즈음일 새벽에

오랜 지인이자 요즘 너무 바쁜 언니가

책 선물을 보냈더라구요.

마치 무슨 싸인이라도 받은냥 어쩜 그 시간 하필

오늘

그것도 책 선물을 했을까요?


참 요상한 일이구나 싶었고

생각일랑 그만하고 그냥 가던 길을 계속 가라는 뜻이란 기분이 들어서

오늘은 어디든 책이 많은 곳에라도 가야지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서점을 갈까 도서관을 갈까 하다가

가서 또 논문에 관련 된 책을 볼까 걱정이 되었어요.

그러면 또 700일의 오늘이 아닌 그냥 논문을 쓰는 하루가 되어 버릴 것 같아서요.


그때 최인아 책방의 '혼자의 서재'가 떠올랐어요.

거기라면 오늘을 위한 곳이 되겠다 싶었어요.









자분자분 걸으면 20분이며 올 거리인데

스쳐지나기만 하고 오늘 처음 가게 되었습니다.


간김에

혼자의 서재도 좋지만

최인아 책방도 둘러보자 싶어서 4층으로 향했습니다.

 








건물 외벽인 빨간 벽돌과 어울리는

적당히 편안하게 엔틱하고 모던한 곳이었습니다.


주제에 따라 카테고리보다는

아카이브처럼 책을 모아두 곳이라 차갑지 않고 따스한 느낌이었습니다.


DDP에서 하는 크레아의 한 강연에서 실제로

최인아 대표님을 뵌적이 있는데 그 분다운 감성이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어차피 책을 보러왔기에 쓱 둘러보고는 발길을 돌려서

3층으로 내려갔습니다.









혼자의 서재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전경인데

4층보다는 조금 개인적이지만 전반적으로 결이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한 시간에 14,000원이라는 가격이 손 쉬운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서


사람도 많지 않고 혼자서 창가나 벽을 마주 보며 책장에 꽂힌 책을 볼 수 있다는 게

충분히 매력적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모두 책이나 신문을 보며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그런 공간과 닮아보였습니다.

(명칭이 기억이 나질 않네요)


저는

 곳에 자리를 잡고 700일의 브런치 중 1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변에 소음은 좀 있지만

그래도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어서 기뻤고 또

살짝 호사스러운 기분도 들었습니다.







요즘 제 감성이 좀 무겁다 보니

고른 책에서 해답이 있을까 싶어서 뒤적이다가

답은 아니지만 힌트는 얻었습니다.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것처럼

가볍다고 좋지도 않고 무겁다고 좋지도 않고

뭐든 옳기도 하지만 옳아서 좋진 않은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릴 수도 있고

그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그게 맞을 수도 있는 그런 것

그게 삶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그냥

가끔은 'ㄱㅆ마이웨이'

그리고 그냥




가즈아 !




오히려 답일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그냥 '가즈아!'로

참을 인으로 팔만대장경 쓰면서

뒷담화를 하던 말던 따박따박 제 몫을 챙기며 받아야 할 것 받아가며

제 갈길을 하기로 했습니다.


온김에 추천 도서 2가지를 남겨 봅니다.









매력 자본은

음...

참...

그래프 지수들만 봐도 이 두꺼운 책의 두께가

가볍게 느껴지면서 혼자 북받쳐 오르는 웃음을 참아가며

또 진지하게 볼 수 있는 책이에요.


간단히 요약하면

성공하는 데는 예쁘고 잘난 얼굴보다 큰 키가 더 도움이 되고


만 39세 때

30세 이후 가장 낮은 '평생 동안 S** 파트너가 10명이 넘는 비율'을 보인다고 합니다.


아홉수가 문제인지

앞자리가 바뀌는 불혹이 문제인지는 그래프를 보며

누가 이런 걸 연구하고 조사할 생각을 했을까 하며 웃다가 못 봤어요.

 (수위가 더 쎈 것도 있어요)




넨도는

얼마 전에 프리츠 한센과 콜라보레이션한 의자로 알게 된 곳인데

책이 있길래 집어들었어요.

내용을 들여다 보면서 앞의 책과는 또 다른 의미로 즐거웠어요.


디자인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텐데

참 똑같은 주제를 내가 생각도 못한 관점이나 자신만의 철학으로 풀어 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넨도는 그런 디자이너들을 뽑아서 운영하는 곳 같았어요.

디자인을

점선면 중 '면'으로 한다는 설명이 재미있었고


리뉴얼하거나 컨설팅한 디자인의 전후 사진에

손글씨로 설명이 써놓은 게 진짜 디자인 검사 받을 때가 생각나서 보는 내내 즐거웠어요.











최인아 책방과

혼자의 서재는

종종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책도

제 논문도


온전히 제 몫을 취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할 생각입니다.


700일의 브런치가

조금 더 햇빛 찬란하고 마음이 가벼운 날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오늘 비가 왔어요. 셀 수도 없이 많은 편의점 우산이 또 생겼습니다)




오늘은

오늘대로

어떤 관점에서는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을 잘 살아낼 수 있게,

제게 힘을 주었던 데일 카네기의 명언을 남깁니다.










'오늘'을

잘 사는 내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긋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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