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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ff the record Apr 24. 2017

번아웃 증후군의 사회적 블랙홀

번아웃 증후군 극복하기 (3)




번아웃 증후군,

이 주제는 참 조심스럽다.


현시대를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 인생에 한 시점에서

느낄 수 밖에 없는 문제라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인지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감정적인 생각이 소나기처럼 불쑥 쏟아져 당황스럽게 했었다.


번아웃 증후군 극복하기 (3)편은

이 증후군이 주는

감정적 동요의 뿌리를 논리적으로 찾아서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근거자료의 형태로 작성되었다.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감정적인 동요는 마치 블랙홀 같았다.

   

영국의 지리학자 존 미첼은

블랙홀의 개념을


'질량이 너무 커서 빛조차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물체'


라고 했다.









실제로

글을 쓰면서 깊게 알게 된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번아웃 증후군은,

노력과

열정이란

에너지를 단 한방울의 생기도 남기지 않

재로 만들어 버리는 병'



과 같았다.






사람들이 번아웃 증후군이란 블랙홀에 빠져

빠져나올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적 딜레마와

보상의 한계


에 있었다.




지금과 같은

사회적 침체(헬조선) 분위기와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가까운

일본의 '슬럼프 세대'와 일정 부분 닮아있다.  


      


슬럼프 세대란,


일본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침체세대' 또는 'S세대'라고도 부른다. (중략)
이러한 현상은, 일본 경제가 10년이라는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더욱 심해졌는데, 장기 불황이 일본 젊은이들을 현실에 대한 환멸과 무관심, 의욕 저하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조직이나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나이가 든 뒤에도 독립하지 못하고 계속 부모에게 의존하는가 하면, 우수한 젊은이들이 수학이나 과학 분야를 꺼림으로써 일본 경제를 지탱해 온 공업과 제조업 분야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슬럼프세대 [generation slump, ─世代] (두산백과)




하지만,

현재 한국의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실제로 자신도 모르게 겪고 있는 비율이 높은 이유

일본의 '슬럼프 세대'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의 번아웃 증후군은

'노동 그리고 돈'

과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도  최저수준이다. 2014년 최저임금을 달러로 환산하면 4.92달러(1 달러당 1060원 기준)인데, 이는 일본(9.16달러)의 절반수준이며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5.79)달러에 비해서도 낮다.


2014년 10월 2일자 기사. 최저임금 OECD '꼴찌' 수준…생계보장도 안돼 - 머니투데이 뉴스

                       

             

       


3년이 지난 지금인 2017년은 그래도 조금 높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2017년 3월 17일자 기사. 韓 빈곤층 소득, OECD국가 중 12번째로 적어…`최저임금 올려라` - 이데일리





사실 OECD 및 GDP 상위 국가인

일본과 미국을 한국과 비교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


그럼,

위 통계 수치에서 한국보다 임금이 낮은 스페인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2017년 4월 현재

포탈 사이트  검색으로 본 1인당 GDP를 보니 한국이 스페인보다 높았다.








하지만

노동 시간으로 비교해 보면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OECD 36개국 중 일하는 시간이 2번째로 높았으며,

이는

우리보다 GDP가 낮은 스페인 보다 1.3배나 더 일하는 수치였다.

그리고

아직도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보다도 더 많이 일하고 있었다.






https://data.oecd.org/emp/hours-worked.htm





,

우리가 느끼는

사회적 침체(헬조선) 분위기와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이런 환경적 요인에 대한 정당한 반응인 것이다.




"요즘 애들은 배가 불렀어!

나때는 주말도 없이 일했어.

주 5일 근무제 하면서 유세는.. 쯧쯧쯧"




이런

기성세대들을 우린 종종 만나 볼 수 있다.

이들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https://data.oecd.org/emp/hours-worked.htm





기성세대보단

우리가 확실히 적게 일하게 된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 속 우리가 힘든 것은 바로

기성세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국가 경제의 현실인 장기 불황과 저성장 시대에 돌입에 있다.


열심히 일해도

늘 제자리 걸음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또한,

내집 마련이라는 정점이 체감적으로 신기루 같은 것이 되어버렸단 점도 있다.


국가는 성장했고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 가지만, 우리의 현실은 상대적 박탈감만 커져가는 것이다.




즉,


노력과

노동의 배신


이 시작된 것이다.




이 배신이 주는 충격이 컸기 때문인지

한국은 현재

OECD 행복지수 최하위권, 자살률 1위, 노인 빈곤 1위를 걷고 있다.

(주말도 없이 열심히 일한 기성세대들에게 또 다시 빈곤이라니 참 슬픈 현실이다)









어떻게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걸까?



사실 자세히보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과 노동시간은 단기간에 변한 것이 아니다.

고지가 코앞인 것처럼

맹렬히 달리면서 주변에 조금씩 나타나는 양상을 별거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다가

결국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걸려버린 것이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

[Boiled frog syndrome] 은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위험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거나, 그에 대한 적절한 조기대응을 못해 결국 화를 당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5141&cid=58393&categoryId=58393





이 자료들을 찾으면

우울증이나 번아웃 증후군에 대한 본 브런치 매거진의 조회수에

고개가 숙여질 수 밖에 없었다.


조사를 위해

살펴 본 많은 번아웃 증후군 자료들의

결론은 절반 정도는 번아웃 증후군의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


'임금 인상'


 꼽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가장 현실적으로 내 손에 쥐어지는 혜택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임금인상'만으로 현재의 번아웃 증후군이 완전히 해결되긴 어렵다고 본다.




그 이유는

눈 부신 고도성장과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큰 젊은 세대들 간에 상충되는 국민성과

사회 생활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극악한 인적 스트레스라는

번아웃 증후군의


사회적 블랙홀


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임금 인상과 함께 이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한 설문지 결과가 있었다)




                                                               

김홍영 검사는 자살 전 지인들에게 ‘부장검사에게 매일 욕을 먹으니 자살 충동이 든다’, ‘보고 때면 결재판으로 찌르고 수시로 폭언을 한다’, ‘동료 결혼식장에서 술 먹을 방을 구하라고 다그쳐 어렵다고 했더니 피로연 끝나고까지 욕설을 했다’는 등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던 것으로 밝혀졌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706000007





                     

'대학원생 연구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전국 189개 대학 대학원생 1906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연구나 프로젝트 수행 후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25.8%로 넷 중 한명 꼴로 나타났다.
또 공동수행 연구로 학업에 지장을 받는다는 응답이 34.5%, 교수로부터 원치 않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빈번하게 강요당했다는 답이 18.3%였다.    

http://news1.kr/articles/?2865980




이 밖에

군대나 신입생 환영회에서,

서비스 직군 종사자들에게서,

관습처럼 자행된 많은 극악한 인적 스트레스 유발은 거의 매년 뉴스에서 볼 수 있는 기사가 되었다.


그리

그 결과는 대부분은 자살이나 죽음으로 끝을 맺곤 한다.





번아웃 증후군이

순히 사람 한 명의 나약함이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블랙홀처럼

전체를 향해 자행되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의 결과물임을 인지해야 한다.


(번아웃 증후군이 원래 환자를 접점에서 대하고 의료 서비스를 행해야 하는 간호사들에서 시작되었단 점을 떠올려보면 이 부분 또한 임금 인상과 함께 번아웃 증후군 개선을 위해 사회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자각을 가지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이미 삶아지고 있는 개구리처럼 위기에 닥쳤을지라도 헤쳐나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국립자연사박물관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양서류 큐레이터인 조지 주그(George R. Zug) 박사도 이에 동조하며,


“개구리는 가능한 방법만 있다면 결국 데워지는 물에서 뛰쳐나온다.”


고 말했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5141&cid=58393&categoryId=58393





임금 인상과

사회적 변화를 위한 움직임

지금 당장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없는 것이 이 글의 한계임을 알린다.





그래서

개개인의

열정과 에너지를 다시 돌아오게 해 줄

사회적 역할 재설정을

다음 장

번아웃 증후군 극복 (4)에 게재할 예정이다.





https://www.instagram.com/brunch_fashion/


https://brunch.co.kr/@fashion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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