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나와 나의 일들을 수없이 의심해 왔다.
내가 했던 일들이 그렇게나 의미 없는 것이었을까?
상사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일로만 받아들여야 하는데 감정이 담긴 이야기를 듣다 보니, 듣는 입장에서도 감정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실적은 계속 비슷한 수준만 유지하고 번아웃은 해결되기는커녕 심해져 가니, 전 상사는 답답한 마음에 화풀이를 했다. 내가 믿었던 나의 올바른 업무 태도나 능력이 틀렸던 건가 하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매주 화요일 오전 상사와의 1:1 주간 미팅 때마다 나는 점점 짓눌리고 무너져 내렸다. 너는 사람에게 고문을 하고 있으며 왜 남의 생각은 하지 않느냐고 했다. 실력 향상 속도는 더뎠지만, 어린 시절부터 태도만큼은 타인의 모범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왔는데, 한 사람의 말로 인해 그때부터 나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나를 더 괴롭혔다. 이제까지의 가치관이나 믿었던 신념들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었다. 완전히 주저앉았다. 주말에도 쉬는 것 같지 않았고, 마음의 병은 곧 몸으로 신호를 보냈다. 결국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어 그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퇴사했다. 충분히 잘 살아온 나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끊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시간을 갖고 내 안에 엉켜있던 감정들과 생각들을 흘려보내고자 여전히 노력하는 중이다. 그리고 자신을 쉽게 의심하지 않도록 나를 더 자주, 깊이 응원하려 애쓰는 중이다. 내가 나를 먼저 인정하고 믿어주는 노력, 그 믿음이 단단해지면 내가 나를 의심하는 일은 전보다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