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커피를 포장하려고 카페에 들렀다. 그날따라 왜 그렇게 휴대전화에 정신이 팔려 있었는지 모르겠다. 주문한 커피가 나왔고, 그걸 받으러 걸어가다 옆 사람과 부딪혀 휴대전화를 떨어뜨릴 뻔했다. 다행히 재빨리 잡았지만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아이스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 출입문으로 향하던 순간, 손에 쥐고 있던 양산과 휴대전화, 커피가 한꺼번에 미끄러지며 커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얇은 테이크아웃 컵은 뚜껑과 분리되었고, 갓 나온 커피는 그대로 카펫에 스며들었다. 방금 전까지 휴대전화만 신경 쓰던 내가 이번엔 커피까지 쏟다니, 스스로도 어이없었다. 창피함과 죄송함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사람들은 계속 들어오고, 나는 쭈그려 앉은 채 어쩔 줄 몰랐다. 결국 직원분께 조심스레 말씀드렸다.
“죄송한데, 제가 입구에 커피를 쏟았어요. 혹시 걸레 같은 거 주시면 제가 닦을게요.”
점심시간이라 가장 바쁠 때였기에 민폐를 끼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원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저희가 닦을게요. 어떤 커피 시키셨어요? 다시 드릴게요.”
나의 실수보다, 커피를 흘려 속상했을 내 마음에 먼저 집중해 준 말이었다. 그렇게 새 커피를 받아 조심스레 문을 통과하며 집으로 향했다. 오는 길에 문득 생각했다. 그 순간 내 손에 있었던 것은 커피가 아니라 휴대전화였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나를 그토록 붙잡았을까. 가상의 세상에 몰두하느라 현실의 한 잔도 지키지 못한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다. 앞으로는 눈앞의 일에 더 집중해야겠다. 따뜻한 커피 한 잔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