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필휘지

by 깨알쟁이

늘 그랬다

너무 열심히 고민하고

독자들이 좋아할 만하도록

아름답게 포장한 글보다

덤덤하게 일필휘지로 쓴 글이

더 많은 응원을 받는다


카드값 내는 기간에

너무 답답하고 눈치 보이고

어찌할 줄을 몰라서

운동 나가기 전에 눈물 꾹 참고

썼던 글은 정말이지

포장할 힘이 하나도 없는 채로

나를 위해서

내 마음 편하자고 썼던 글이었다


근데 부끄럽게도

다른 글보다 그 글에 주목받고

생각지 못한 응원을 받고 있다

일필휘지의 마법인 걸까


난 아직도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 걸까

아니면 잘 알고 있는데

아끼고 아끼느라 쓰지 않았던 걸까


확실히 깨달은 것 하나는

나의 속마음을 숨기고

있어 보이게 포장한 것보다는

속된 말로 지질한 내 모습을

다 보여주는 걸 독자들은 좋아한다

힘든 모습, 두려운 마음, 어려운 상황

간접적으로 위로받고 위안받는 글은

좋아 보이는 글보다는

적나라하게 따갑도록 아픈 글이었다


조금 더 솔직해져야겠다 싶었다

지질하고 창피하지만

남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나의 상처를 더 드러내면서

쓰는 과정에서 나 스스로에게 위로를

읽는 과정에서 독자들에게 응원을

주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화, 금 연재